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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고집군

요즘 고집군의 현황.

#1.

분명 내가 처음 고집군을 만났을땐 그의 몸은 단 세가지로 이루어져있었다.

뼈, 근육 그리고 살가죽.

그래서 내가 항상 넌 지방은 어디에 있냐고 놀렸었는데.. 지금은 그게 꿈만 같다.

 

워낙에 신진 대사가 빠른 편이라 먹는 만큼은 살이 찌지 않지만 그래도 input과 output을 비교 했을때 인풋이 많으면 어쩔수없이 살이 붙게 되어있는게 이치. 거기다 작년에 차를 산 이후에 생활 운동량은 0.

그래서 고집군은 이년새 십킬로가 훅 쪘다.

예전엔 고집군을 처음만나는 친구들은 '쟤 왜저리 말랐니. 좀 찌워야되겠다'였는데..

얼마전 같이 등산을 간 친구가 '말랐다고 들었는데 티셔츠에 언뜻 비치는 배를 보니 아니던데?'라고 말해서 다시 객관적인 눈으로 그를 보니...

배 둘레 햄이... 뽈록 뽈록 허리에 들러 붙어 항아리의 모양을 만들고 있다.

 

나: 야, 너 살찐 것 같은데? 그 바지 안 작어? 꽤 불편해 보이는데..

고집군: 안작어 안작어! 그냥 허리가 좀 껴서 글치.

나: (그게... 작은거야...)

 

    

#2.

어느날부터인가 행복지수가 아주 높아진 고집군. 어찌나 애교를 떠는지 이젠 좀 과하다 싶을 정도. 그에 비해 난... 그냥 모든게 참 시큰둥해졌다.

알고 보니 다 선선해진 날씨때문.

고집군과 난 체질적으로 정반대라 난 여름형 인간, 고집군은 겨울형인간이다.

여름에는.. 감히 고집군을 만질 엄두가 안나는게 사실. 건드리는 순간부터 폭풍 땀을 흘리니 여름철 우리의 사이는 지구 반 바퀴만큼이나 떨어져있다. 그러다 보니 불쾌 지수도 꽤 높아서 항상 투덜투덜. 이런 투덜이 고집군이 평균 기온이 25도 밑으로 내려가자마자 사라졌다. 안녕 투덜이. 내년 여름에 봐.

 

#3.

얼마전 고집군 회사전체에 회식이 있어서 초대되어 갔다. 고집군의 친한 회사 친구들은 본 적이 많아 나도 꽤 친한편.

여자들끼리 이야기를 하다 나온 이상형 이야기.

 

Q: 남자의 어떤 부분이 매력적인가?

 

J 양: 등. 남자 등을 보면 완전 뻑감.

S 양: 남자는 가슴이지. 가슴 근육에 털이 조금 있으면 완전 섹시해.

M 양: 적당히 있는 근육이 있는 남자 팔을 보면 왠지 매력적으로 보여.

 

J 양, S양, M양이 동시에 나에게 물었다.

"넌 고집군의 어떤 면에 반한거?"

나: ..... 글쎄.... 흐음... 뭘까....

     (2초후)

    귀엽잖아!

 

순간 여자 넷이 동시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지만 단 한사람이 그 말에 동의를 하지 않았는데.. 바로 고집군.

 

고집군: 그게 뭐야! 뭔가 기분이 나쁜데! 너무 한거 아냐?

나: 고집군.... 너 등, 가슴, 팔 중에 사람들에게 자신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부분있어?

고집군: ㅠ_ ㅠ

나: 괜찮아. 귀여운게 장땡임. 어느남자가 너만큼 귀엽겠냐며.

고집군: 그건 그래..:)

 

너란 남잔 쉽고도 귀여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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