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교사 되기'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7.11.12 교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 인터뷰 (2) (2)
  2. 2017.09.23 다리를 부러뜨려라구요? (7)
2017.11.12 10:30

 

 

2017/11/08 - [호주 학교 이야기] - 교사가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 인터뷰 (1)

에서 이어지는 다음 이야기..

 

면접 질문에 답변을 준비할 수 있는 15분이 후딱 가버리고 인사담당자가 준비실로 들어와서 시간이 되었음을 알려준다.

면접실에 들어가니 면접관인 세명의 부장 선생님들이 나를 반겨준다.

"많이 긴장되지? 다들 그러니까 너무 걱정말고 편안하게 해 :)"

라며 미소를 빵빵 날려주니 그나마 긴장이 풀린다. 

질문은 총 4개인데 교육과정의 편성과 적용, 팀워크, 학부모와의 의사소통, 자폐아동의 문제행동 수정 방법에 대한 것들이였다.  

한 명씩 돌아가며 질문을 한개씩 읽어주면 거기에 대해서 내가 답변을 하고 내가 답변한 내용을 면접관들이 받아적으며 면접이 진행되었다.

내가 질문에 답을 할 때마다 세 분이서 얼마나 호응을 잘 해주는지 힘이 나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각각의 질문에 대답을 하였다.

 

4개의 질문에 대답을 다하고 나니 30분이 훌쩍 흘러있다.

"마지막으로 궁금한 점이나 하고싶은 말이 있어? 이건 꼭 안해도 되니까 너무 부담가지지 마~^^"

이건 여기에서 면접을 볼 때 의례상 물어보는 말인데 보통 지원한 회사에 대해서 궁금했던 것들을 물어보면서 내가 이렇게 관심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게 좋다고 들었지만 난 이미 여기서 1년 가까이를 일했는데 학교에 대해 물어보는 것도 웃기다.

그래도 아무말 안하고 넘어가면 왠지 아쉬울 것 같으니..

"이 포지션에 지원하면서 트레이시를 포함해서 정말 많은 사람들이 날 도와줬어. 이런 분위기와 팀워크를 가진 학교에서 내가 일할 수 있는 것은 행운이야. 이 곳에서 난 내 커리어를 계속 발전해가고 싶고 이런 좋은 기회를 줘서 너무 고마워!"

이렇게 약간의 아부성 멘트를 날리고 면접실을 나오니 힘이 턱하니 빠진다. 

시원한 물 한잔을 마시고 화장실도 가고 싶지만 날 목빠지게 기다리고 있을 트레이시를 생각하면서 바로 교실로 직행!

 

교실로 들어가니 트레이시가 안절부절하며 날 기다리고 있다.

"어땠어? 어땠어? 어땠어? 뭘 물어보던데? 대답은 잘 했어?"

라고 트레이시는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낸다.

"나쁘지 않았던 거 같애. 면접관들이 편하게 해줘서 즐겁게 하고 왔어! 이제 끝!!!^0^"

이라고 외치니 트레이시가 눈물을 글썽한다.

"너 인터뷰 가고 45분동안 기다리는데 정말 시간이 안가더라..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45분이야!"

이렇게 나보다 더 걱정을 하면서 마음을 써주는 선생님과 일을 하는데 올해가 즐거웠던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같다.

 

차를 마시면서 수다를 떨다보니 수영 수업을 갔던 아이들이 돌아올 시간이다.

마음같아선 집에 가서 한숨 늘어지게 자고 싶지만 인터뷰는 인터뷰고 일을 일이니!

반쯤은 감긴 눈으로 어찌어찌 하루를 버티다 보니 아이들의 하교 시간이다. 

오늘은 전체 직원 회의가 있는 지라 집에 일찍 가기도 힘든 상황. 

회의에서 멍하니 앉아 있다 끝나고 빈교실로 돌아오니 퇴근시간까지 30분이 남아있다.

뭐라도 해야 시간이 빨리 흐를 꺼 같아 수업 시간에 쓸 활동지를 자르고 붙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면접관 중에 한명이였던 부장 선생님 신디가 교실로 들어온다.

"오늘 많이 피곤했지? 잠깐 면접실로 올 수 있겠어?"

신디를 따라 면접실로 가는데 오만가지의 생각이 다 든다.

'분명 면접 결과는 다음주에 준다고 했는데..내가 면접때 무언가 실수라도 한게 있는지..

아니면 뭔가 빠뜨렸나? 아니면 내가 면접을 못봐서 떨어졌는데 그걸 위로해주려고 하는건가?'

 

면접실로 다시 들어가니 다른 면접관이였던 네트가 앉아 있다.

긴장 바짝하고 의자에 앉으니 네트가 말한다.

"We are happy to offer you a job! You did well"

네에?! 저 붙었다고요??!!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나 면접관들과 크게 포옹을 하고 난 춤을 추기 시작 했고 면접관들이 빵 터졌다. (나 이렇게 매력있고 웃긴 사람이라오!! 직원하나 잘 뽑았구려!)

고맙다는 말을 백번하고 교실로 돌아와서 흥분된 마음을 진정시키고 있으니 다른 회의에 들어갔었던 트레이시가 교실로 뛰어 들어오며 외친다.

"너 된거야?!!!!! 축하해!!!!"

우린 이렇게 10분동안 함께 춤을 덩실덩실 추며 우리 유닛 스텝들에게 좋은 소식을 알렸다.

밖에서 누가 봤더라면 정신 나간 여자들이라 의심했을 듯..

 

다음 날 학교에 가니 아침동안 트레이시가 바쁘다. 항상 이 일 저 일 많은 바쁜 그녀이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넘겼는데 수업 시작 하기 바로 전에 카드를 내민다.

"나 이거 준비하느라 아침 내내 바빴던 거야! 너무너무 축하해!" 

이렇게 좋은 사람들 덕분에 난 내가 꿈꾸기만 했던 호주에서 교사가 되는 것에 도전을 했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더 열심히 하면서 나도 또한 여러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겠지?

내년엔 더 많은 일과 책임이 뒤따를 것이라 힘들겠지만 지금의 다짐과 마음을 잊지 말고 좋은 교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나의 호주 학교 이야기는 내년에 더욱 풍성해질 듯.

 

Posted by Miss Clumsy
2017.09.23 18:10

유독 힘들게 느껴졌던 텀 3도 끝나고 이제 방학 시작! 

텀 3 끝무렵부터 학교에선 벌써 내년 계획을 개략적으로 세워서 내년 학생 수를 확정하고 각 학교 내 유닛별 교실수도 정하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것중에 하나가 내년 교직원 배정 계획인데.

우리 학교의 학생 수는 계속 증가인 추세라 최소 7명의 선생님이 새로 채용될 예정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는 교장 선생님 제프가 며칠전 나를 불렀다.

"내년에 교사로 일하는 거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준비하고 있어?"

내심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나에게 물어보니 뭔가 느낌이 다르다.

호주에선 학교 선생님 및 교직원을 학교에서 직접 뽑는데 공립학교용 교직원 채용 포털을 통해 지원을 해야한다.

거기에 key selection criteria (자소서와 비슷), CV (이력서), cover letter (간략한 본인 소개서)를 내면 학교내 채용 담당자가 최종 후보자를 추린 후 면접을 보는 형식이다.

제프는 자소서와 이력서 쓸 때의 주의할 점, 인터뷰를 볼 때 요령등을 이야기해주면서 필요하다면 본인이 직접 자소서를 살펴봐주겠다고까지 해서 완전 감동!

우리 유닛 Leading teacher인 나탈리가 이미 봐주겠다고 했던지라 감동받은 표정으로 정중히 거절하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하더라는. 

100명이 넘는 교직원 중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은 나밖에 없는지라 과연 내가 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꽤 컸었는데 이렇게 교장선생님도 응원을 해주니 힘이 난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교실로 가려는데 제프가 나에게 "Break a leg!"라고 외친다. 

'네..에? 다,다리를 부러뜨리라구요?'

마음 속으로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냥 고맙다고 하고 사무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제프가 나의 어리둥절함을 알아챘는지 "무슨 뜻인지 알어?"라고 묻는다. 

"으흐흐흐흐. 사실 몰라요~~"

"행운을 빈다는 말이야~ 원래 연극에게 나온 말인데~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에게 일부러 악담을 해서 행운을 가져온다는 말이거든~ Let's break two legs!!"

"아하하하하하. 나한테 그거 되게 위험한 말인데 말이죠 ㅋㅋㅋ"

하고 교실로 와서 우리반 담임 트레이시에게 이야기를 하니 빵 터진다. 

얼마나 내가 잘 넘어지고 잘 다치는지 아는 트레이시라서 제프가 니가 누군지 안다면 절대 그말은 안했을 꺼라고 아침 내내 웃었던 기억이 ㅋㅋ

이 도전의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자체가 너무 행복한 요즘.

뭐 안되면 어때! 무모하게 돌진해봐야겠다!!

 

 

Posted by Miss Clum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