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3.10 11:18

올해는 열심히 블로그를 쓰고자 결심하고 1월부터 열심히 글을 올렸었는데 역시나 개학을 하고 나서부터는 블로그를 생각할 여유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 텀 1이 3주 정도 남은 지금 어느정도 바쁜 것도 다 해결이 되었고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물론 여전히 일은 산더미처럼 밀려있지만..)

 

텀 1을 한번 되돌아볼겸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주별로 적어볼까한다.

 

우리 학교에선 학기말 Head start라는 기간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교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호주 학교 이야기] - 새학년을 조금 일찍 시작하다.

 

 

Headstart로 우리 반 학생들이 어떤지는 대충 파악은 했었지만 새학기가 시작되니 정신없다.

 

 

첫주는 그나마 2일은 학생들 없이 연수를 들었고 수요일부터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었다.

 

우리반에는 만 6세가 4명, 만 7세가 2명 이렇게 총 6명(모두 남자아이들!)이 있는데 2명은 일반 아동보다 조금 부족한 고기능 자폐, 2명은 중간, 2명은 중증 자폐이다.

다들 우리반을 보면서 하는 말이 너희 반은 다 귀여운데 엄청 활동적인 애들이 다 모였다고.

그렇다! 특히나 우리반 찰리는 빨간 머리로 엄청나게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것이든 기어올라갈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교실 문 및 가구, 운동장 펜스, 학교 펜스 무엇이든 기어 올라 넘어갈 수 있기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나머지 아이들도 기어오르진 못하지만 하루종일 방방 뛰어 놀수 있는 에너지 팡팡 넘치기에 열심히 밖에 나가 놀아야할 꺼 같다.

 

교사 보조로 일했던 작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모든 것이 내 주도로 이뤄진다는 것.

모든 것을 포괄하는 교육과정은 있지만 교과서와 특별히 정해진 수업 계획서는 없기에 내가 일일히 결정하고 짜야한다.

 

학교에서 정해주는 바깥 놀이 시간과 특별 교과 시간 외에는 내가 다 정해야하는데 보조 교사 마니가 '이렇게 해도 될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묻는 것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할 때도 보조 교사가 우리반에 있었던 적이 없었으니.. 이 학교에서 20년이 다 되어가는 경력을 가진 마니에게 내가 지시를 해야하는게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보조 교사와 함께 팀티칭을 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 모든 게 서툴러. 혹시라도 내가 잘못하고 있는게 있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꼭 알려줘!'

마니도 흔쾌히 오케이! 올해가 쉽게 지나가진 않겠지만 최소한 보조 교사 마니와는 환상의 궁합으로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수업 계획 및 준비를 위해 교사는 3시간의 자율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시간동안 학생들은 특별 교과 수업을 전담 선생님과 하게 된다. 우리 유닛은 수영 1시간, 요리 1시간, 미술 1시간 이렇게 배정되어 있다.

 

 

어쩌다 보니 우리반 교과는 다 1교시라 학생들이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특별 교과 교실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자폐 아동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중에 하나가 transition (학교 안에서의 이동)인데 거기다 등교를 하자마자 숨도 돌릴새가 없이 교과 교실로 이동해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그러다 보니 첫주는 나에게 주어진 자율시간을 교과 교실로 이동하는 걸 돕는 것에 다 써버렸다.

 

아이들 공책에 쾅쾅 찍어주고자 샀던 도장이지만 첫주는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오감 발달 활동을 중심으로 찰흙, 워터플레이, 운동장 활동들을 주로 해서 쓸 일이 없었다. (도장을 찍어줄 여유가 없었다는 게 더 맞겠지만..)

 

시간표 및 수업계획서 짜기, 학생들 개별 평가 등 해야할 일이 산더미인데 첫주는 하나도 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지나간거 같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다보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임하자 생각했지만 눈앞에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 많이 조급해진다.

2주차는 좀 더 나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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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1.28 17:06

약 5주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내일부터 2018년 텀 1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게 된다. 개학 첫날은 Teachers day라고 해서 학생들은 등교를 하지않고 보통 오전에는 연수를 듣고 오후에는 교실 정리를 하면서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올해부터 교사로서 일하게 되는 난 조금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제발 한 텀이 문제 없이 지나가길 빌고 있다.

대부분의 초임교사들이 그렇듯 내 교실은 텅텅비어있어 앞으로 열심히 채워가야하는데 방학동안 환경구성에 필요한 그림이나 수업 자료를 짬짬히 만들었다.  

 

만든 걸 다 모아 보면 꽤 많아 보이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의 반도 되지 않는다는...일부 학생들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시각 자료와 수업자료도 더 만들어야 해서 한 주 내내 보조 교사인 마니와 함께 신나게 가위질과 코팅을 해야할 듯 하다.

 

초임교사로서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정교사 자격증도 취득도 해야해서 엄청나게 바쁜 해가 될 듯한데 파이팅해서 후회없는 2018년을 보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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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7.12.18 13:01

우리 학교에서는 작년부터 학년말에 Headstart (헤드 스타트)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다.

변화에 민감한 자폐아동들을 위해 내년 새학기가 시작되기 앞서 내년 새로운 교실에 가서 새 선생님과 반 친구들과 함께 한주를 같이 보내보는 것.

내가 맡게 된 반은 lower primary (저학년)반인데 5명의 기존 학생들과 1명의 새로운 학생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1급 자폐 2명 (중증),

2급 장애 2명 (자폐가 확실하게 드러나나 의사소통이 가능)

3급 장애 2명 (의사소통이 원활하며 자폐 수준이 마일드한 편)

이렇게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드스타트를 앞두고 학생 이름표도 만들고 교실 환경에 쓸 환경 게시물도 조금씩 만들면서 어렴풋이나마 어떻게 일주일을 보낼 것인가 구상을 해뒀었는데 큰 일이 터졌다.

이전에 교실을 썼었던 선생님이 반을 제대로 안비워줘서 그 전날 밤까지도 새로운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못해서 발을 동동 굴리게 되었던 것이다.

원래 안면이 있던 선생님이라 "교실만 비워죠! 청소는 내가 할께!"라고 말해뒀었는데..

그 전날 교실에 들어가보니 아직 그 선생님 물건이 바닥과 책상에 가득나와 있다.

내가 그 선생님의 물건을 정리해 줄 수도 있는 일이였지만 정작 본인은 깨끗하게 비워진 새로운 교실에 가서 자기 반 세팅을 하면서 보조 교사와 수다떨고 있는 걸 보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거기다 "교실 옮기는거 뭐 도와줄까? 라고 하니 "새로운 교실 컴퓨터 좀 세팅해줘~"라는 말을 듣고선 내가 여기있어도 남 좋은 일만 시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3시간동안 기다리다가 아침에 대충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퇴근을 했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보니 깜짝 놀랄 반전이 생겼다.

돼지우리같던 반이 싹 다 비워져서 먼지 한점없이 깨끗하다!

더러운 교실을 어떻게 해야할까 출근길에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이렇게 깨끗한 교실을 보니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된건지 영문도 모른채 새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는데..

 

방과후에 들어보니 교장선생님이 지나가다 교실을 보고 대노를 하셔서 교장선생님, 부장선생님이 밤늦게까지 직접 반을 다 치우셨다고 한다.

'아무리 짜쯩나더라도 밤늦게 남아서 정리해줄 껄 그랬나.. '

후회가 계속 들었지만 나중에 교장선생님과 부장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너 잘못은 하나도 없고 교실을 제대로 안비운 선생님이 잘못한거니까 신경쓰지마! 본인은 깨끗하게 비워진 교실에 쏙 들어가서 자기 반 세팅하고 자기 쓰던 교실은 엉망으로 해놓은건 이기적인 거지!"

라고 해서 그나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그 해당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과 부장선생님께 크게 혼이 났다고 전해들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쉽지 않은 시작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무사히 첫 이틀을 마치고 나니 맥이 빠진다. 1년내내 감기에 안 걸렸었는데 딱 이틀하고 나서 바로 몸살감기가 와서 주말 내내 누워 지낸 걸 보니 스트레스를 생각보다 더 많이 받았었나 보다.

(이틀동안 나의 힘이 되어준 맥주!)

 

나머지 4일을 무사히 보내고 즐거운 방학을 맞이 할 수 있길 빌어본다 ㅠ

 

 

Posted by Miss Clumsy
2017.09.23 18:10

유독 힘들게 느껴졌던 텀 3도 끝나고 이제 방학 시작! 

텀 3 끝무렵부터 학교에선 벌써 내년 계획을 개략적으로 세워서 내년 학생 수를 확정하고 각 학교 내 유닛별 교실수도 정하고 있다.

그중에서 사람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것중에 하나가 내년 교직원 배정 계획인데.

우리 학교의 학생 수는 계속 증가인 추세라 최소 7명의 선생님이 새로 채용될 예정이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를 하는 교장 선생님 제프가 며칠전 나를 불렀다.

"내년에 교사로 일하는 거에 관심이 있다고 들었는데 준비하고 있어?"

내심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공식적으로 나에게 물어보니 뭔가 느낌이 다르다.

호주에선 학교 선생님 및 교직원을 학교에서 직접 뽑는데 공립학교용 교직원 채용 포털을 통해 지원을 해야한다.

거기에 key selection criteria (자소서와 비슷), CV (이력서), cover letter (간략한 본인 소개서)를 내면 학교내 채용 담당자가 최종 후보자를 추린 후 면접을 보는 형식이다.

제프는 자소서와 이력서 쓸 때의 주의할 점, 인터뷰를 볼 때 요령등을 이야기해주면서 필요하다면 본인이 직접 자소서를 살펴봐주겠다고까지 해서 완전 감동!

우리 유닛 Leading teacher인 나탈리가 이미 봐주겠다고 했던지라 감동받은 표정으로 정중히 거절하긴 했지만 그래도 너무 감사하더라는. 

100명이 넘는 교직원 중에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은 나밖에 없는지라 과연 내가 교사가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이 꽤 컸었는데 이렇게 교장선생님도 응원을 해주니 힘이 난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교실로 가려는데 제프가 나에게 "Break a leg!"라고 외친다. 

'네..에? 다,다리를 부러뜨리라구요?'

마음 속으로는 어리둥절했지만 그냥 고맙다고 하고 사무실을 나가려고 하는데.. 제프가 나의 어리둥절함을 알아챘는지 "무슨 뜻인지 알어?"라고 묻는다. 

"으흐흐흐흐. 사실 몰라요~~"

"행운을 빈다는 말이야~ 원래 연극에게 나온 말인데~ 공연을 준비하는 배우들에게 일부러 악담을 해서 행운을 가져온다는 말이거든~ Let's break two legs!!"

"아하하하하하. 나한테 그거 되게 위험한 말인데 말이죠 ㅋㅋㅋ"

하고 교실로 와서 우리반 담임 트레이시에게 이야기를 하니 빵 터진다. 

얼마나 내가 잘 넘어지고 잘 다치는지 아는 트레이시라서 제프가 니가 누군지 안다면 절대 그말은 안했을 꺼라고 아침 내내 웃었던 기억이 ㅋㅋ

이 도전의 결과가 어찌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좋은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 자체가 너무 행복한 요즘.

뭐 안되면 어때! 무모하게 돌진해봐야겠다!!

 

 

Posted by Miss Clumsy
2017.04.05 11:54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1탄.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2탄.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3탄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4탄

집에서 40분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특수학교에서 면접을 보게되었다.  

"여기 질문이 적힌 종이를 보고 답변을 준비해~ 난 10분후에 돌아올께^^"

라고 하고 나가신 관계자분...

하얀것은 종이요 검은 것은 글씨라더니..

그 질문지를 보며 난 완전 패닉상태가 되었다 ㅠㅠ

이런 형식의 인터뷰를 하게 되면 내 뇌는 그냥 일시 정지가 되는데..

한국에서 임용고시를 볼 때도 면접에서 최하점을 받아 친구들이 면접관들앞에서 "김일성 만세!" 부른 거 아닌담에 그 점수가 나올수가 없다고 놀릴정도였는데..

거기다 한국말도 아니고 영어로!!

시간이 흐를수록 압박은 점점 더해져오고.. 면접실에 들어가니 교장을 포함하여 학교 관계자 4명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다....

답변을 하나하나 해가면서 내가 생각한건..

 '도대체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지?' ㅠㅠ

면접이 끝나고 결과는 2-3일 안에 온다고 하는데.. 일말의 희망을 품었지만..

떨.어.졌.다.

그리고 좌절을 하고 있는데 내가 기간제로 처음 일했던 곳에서도 연락이 온다!!

인터뷰 날짜가 잡히고 나느 다시 패닉이.. 내가 필요한건

 면접 준비가 아니라 심리 상담을 받아야 할 판이다ㅠㅠ

(인터뷰하기 전날 우연찮게 그 학교에 기간제가 필요해서 가게되었는데 알고 보니 이건 학교에서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려고 내 에이전시에 요청한거였다는;;)

면접이 오전 일찍 있어서 15분 정도 일찍 가서 기다렸다 똑같은 방식으로 면접을 보게 되었는데.

몇번 일한 적 있던 학교라 면접관들이 다들 눈에 익은 사람들이다.

이건 그나마 부담이 적었던 탓에 농담도 하고 즐겁게 면접을 봤다.(평생 이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그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이

"교실에 있는 전자기기를 잘 다룰 줄 아니?"라는 것이였는데.

"한국에 있을 때 학교에서 교육용 전자기기 관리도 했었고 컴퓨터도 잘하는 편입니다! 여기서 기간제로 나갈 때 교실에 있는 컴퓨터를 내가 고친적도 많구요"

라고 했더니 "어떻게 고쳐?"라고 눈이 동그래진다.

"그냥 껐따 켜면 90프로는 다 고쳐져~"

이 말에 면접관들이 빵 터지면서 고개를 끄덕거리는 걸 보며 "아, 나 되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방심은 금물..

 그리고 바로 오후에 레퍼런스(추천인)들에게 연락이 가서 체크를 했다고 들어서 90프로의 확신이 들었는데.

그 후 일주일동안 연락이 없다 ㅠㅠ 그 동안 면접을 하나 더 봤는데 역시 아주 그냥 말아 먹고..

좌절을 하다 혹시나해서 그 학교에 연락을 했더니 담당자가 휴가를 내서 다른 사람에게 메세지를 남겨주겟다고 한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너 합격이라도 못 들었어? 우린 너 연락간 줄 알고 있었는데? 왜 떨어졌다고 생각한거야?"

라며 ㅠㅠ 드디어 길고 길었던 터널을 지나 취업되었다!!

이제 학교에 있다 보니 연줄이 없는 한 경험과 레퍼런스가 없으면 학교에 취업하는 건 하늘의 별따기라는게 보인다. 나같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동양인은 에이전시에서 일하면서 경험도 쌓고 학교에 커넥션을 만들면서 눈도장을 찍는게 제일 최상의 방법인듯. 아직 갈길을 멀지만 그나마 큰 산의 하나 넘은 셈.

이제서야 호주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2017년엔 좋은 일만 가득하길!!

Posted by Miss Clumsy
2016.12.14 18:57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1탄.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2탄.

 

처음으로 일하게 된 학교는 특수학교 중에서도 자폐아들만 교육하는 자폐 특수학교이다.

 

8시 45분부터 일을 시작하는데 학교에 도착해니 20분이다. 

 

오늘 처음 왔다 하니 학교 이곳 저곳을 안내해주곤 일할 교실을 알려준다. 

내가 일할 교실은 middle year (중학년 4-6학년) 남자 아이들이 5명이 공부를 하고 있는 곳.

 

자폐증의 성별 비율은 남자가 80프로로 압도적으로 많아서 한반에 여자 아이들은 1명 또는 없는 반도 많다. 

 

내가 일하게 된 반은 자폐증이 심하지 않은 아이 3명, 중증 자폐증 2명이 있는데 심하지 않은 3명은 알아 듣긴 힘들지만 대화가 가능한 아이들이다. 

 

같이 일할 선생님께 "오늘 특수학교에서 처음일해보는거야~"라고 솔직하게 말하니..

표정이 급 어두워진다. 

 

 

"근데 특수아나 자폐아를 일반 학교에서 다른 학생이랑 가르쳤었어~"

라고 급 수습을 하니 그나마 표정이 나아지지만 그래도 좀 불안한 눈치. 

 

9시쯤에 학교 버스가 도착을 하고 버스로 통학을 하는 애들을 챙겨서 교실에 가니 다른 아이들도 와 있다. 

긴장 빡 하고 눈치 봐가며 재빠르게 움직이니 선생님도 이제 마음을 놓는듯하다. 

사실 학교 공부라고 해봤자 학습 속도나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만큼 공부하는 양은 일반 학교 아이들의 10프로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아이들에겐 엄청나게 힘든 일)

 

장난감을 가지고 놀면서 인형극을 하고 숫자를 읽고 따라 적고 색칠하고.

이것 마저도 못하는 날도 다반사.

 

애들 가방을 풀고 인사를 하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벌써 쉬는시간이다 +ㅁ+

보통 아이들은 무.조.건 운동장으로 나가는 게 원칙인 호주.

쉬는 시간에 선생님이나 보조 선생님은 돌아가면서 운동장 감독을 하거나 개인 쉬는 시간을 가진다.

오늘은 운동장 감독은 안해도 된다고 해서 쉬는 시간을 30분이나 받았다.

(한것도 없는것 같은데 쉬는 시간은 어찌나 빨리오는지.)

 

쉬는 시간이 끝나고 교실에 오니 아이들이 아침 간식을 먹을 시간.

간식 먹는 것만 해도 30분이 가까이 걸린다;; 그리고 몇가지 개별 활동을 하니 벌써 점심시간;;

(시간이 참 빨리간다. 나보고 또 점심먹으로 30분 다녀오라고 한다. 나 이렇게 일 안해도 되,되는건가? ㅠ)

 

아이들은 다시 운동장으로 나가 놀다가 다시 교실로 와 점심을 먹으니 벌써 2시..

하루가 어찌나 빨리가는지 몇 가지 한 것도 없는데 벌써 하교 시간.

이렇게 정신없던 학교에서의 첫날은 무사히 종료.

 

 

원래 자폐아나 특수아에 대한 반감이 없던지라 일하는 게 재미있다 +ㅁ+

계속 이쪽으로 나가 볼까 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지만 계속 일하며 지켜봐야할 듯.

 

이렇게 나의 특수학교에서 보조 교사일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4탄

[호주 학교 이야기] - 호주 학교에서 맨땅에 헤딩식 취업기 5탄

 

 

Posted by Miss Clum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