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의 멜번은 계절 상으로는 가을이리지만 유독 더웠던 올 여름이 아직 자리를 비켜주지 않고 있다.
이러다 곧 추워질 것을 알기에 친구들과 함께 멜번에서 1시간 반이 떨어진 모닝턴 1박 2일 캠핑을 다녀왔다.
모닝턴은 온천이 유명한데 우리가 간 곳은 모닝턴에서 다시 30분이 떨어진 로즈버드(Rosebud)와 소렌토 (Sorrento)이였는데 친구 드류가 해변가 캠핑장을 미리 예약해놓는 덕분에 편하게 다녀왔다.
부담없이 느긋하게 다녀오는 캠핑 여행이였던지라 우리는 9시쯤 일어나서 11시에 집을 출발하여 모닝턴 근처에 있는 Dromana 타운의 맛집 Laneway Espresso 카페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곳 저곳의 맛집을 훤히 알고 있는 크리스탈이 강력 추천한 카페인데 커피도 맛있고 음식들도 괜찮아서 모닝턴 갈 때마다 항상 들리곤 한다.
https://www.facebook.com/lanewayespressolittletreasures/
같이 갔던 모든 사람들이 만족한 맛집이라 혹시라도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가보길!
(특히 소시지롤이 꽤 맛있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캠핑장에 도착하니 3시.
캠핑을 자주 다니는 우리라 텐트를 치고 준비를 하는데 그리 오래걸리진 않는다. 하지만 이전에 갔던 캠핑에서 웜뱃의 습격을 받아 텐트가 망가졌던 터라 그걸 고치느라 한시간 정도가 걸렸다.
아마존에서 산 텐트 리페어 키트들.
꼼꼼 대장 고집군 답게 정성을 다하여 텐트 이곳 저곳을 고치는 고집군. 난 옆에서 맥주 마시며 흥을 넣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와~ 짱 잘했는데? 감쪽같다! 가 주로 하는 말들)
텐트를 고치고 나니 바람이 조금씩 세게 불기시작했지만 그래도 날씨는 여전히 맑고 좋아서 캠핑장과 이어져 있는 해변가로 산책을 나갔다.
4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해가 중천이고 딱히 별 다르게 할 일이 없었던 우린 차를 타고 5분정도 걸리는 부둣가에 가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한번도 낚시를 해본적이 없었는지라 친구 낚시대를 빌려 낚시줄을 던져봤는데 영 손맛이 별로다.
그런데!! 낚시의 숨은 실력자가 내옆에 있었다! 그건 바로 고집군!!
호주의 유명한 바닷가 바이런 베이에서 자란 고집군이 어릴 때 낚시와 서핑을 많이 했다고 말을 했었지만 내가 본 적이 없으니 믿지 않았었는데.. 정말 낚시줄을 던지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본인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손목 스냅핑을 하며 던지는데 남편 좀 멋있어!!
고집군의 강의 + 훈련을 받고 드뎌어 대어를 낚았는데!!
고집군이 그리도 조심하라고 했던 낚시 바늘에 내 옷이 걸렸다... 풀려고 하면 할 수록 더 걸려서 ㅠㅠ 결국 고집군의 잔소리잔소리를 하며 빼줌...
슬쩍 손맛을 보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온 우린 피자집에서 피자를 시켜먹었는데 항상 고생을 가득하는 캠핑만 하다 이렇게 편한 캠핑을 해보니 참 좋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 다짐.
배가 좀 꺼지고 나서 다시 낚시 포인터로 이동했는데 바람이 점점 심해진다. 비가 올 예정은 아니라 부둣가에서 낚시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듯하여 의자까지 다 챙겨서 낚시를 하기 시작했는데.
낚시 나온 사람도 많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물고기가 많이 없다.
결국 한시간쯤 낚시 흉내(?) 놀이를 하다 철수하기로 결정. 짐을 싸는데 그만 강한 바람에 친구의 캠핑 의지가 날라서 물에 풍덩 빠져버렸다!!
"그거 20불밖에 안하는 캠핑체어가 괜찮아!" 라고 친구가 말했지만 갑자기 다 접어놨던 낚시대를 펴더니 캠핑체어를 건져 올리려고 시도를 한다.
우리 모두 안될꺼라 생각을 했는데 낚시줄에 캠핑 체어가 걸려들었다! (이럴수가!!)
낚시줄 하나로 물의 압력까지 받고 있는 캠핑체어를 끌어올리긴 힘들다는 판단하에 그때부터 우린 30분이 넘는시간동안 한 팀이 되어 나와 친구는 낚시줄을 잡고 있고 고집군은 낚시줄을 몇개 꼬아서 좀 더 튼튼한 낚시줄을 만들었다.
그리고 성공한 대어 낚기!! 캠핑체어를 건져올렸다!
친구의 대어 잡이 샷 한 컷!
캠핑장으로 돌아온 우린 격렬했던 낚시 덕에 엄청 피곤했던지라 완전 골아떨어졌다.
여러모로 잊지 못할 것 같은 모닝턴으로의 캠핑 여행! 완전 강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