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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고집군

조미김의 매력에 빠지다.

 

가리는 것 없이 잘먹는 고집군은 취향이 갈릴 수 있는 음식들도 문제없는 남자.

미역국, 고수가 듬뿍 들어간 태국이나 중국 음식, 된장찌개 , 깻잎, 김치 등등 정말 가리지 않고 잘 먹는다.

이 남자가 요즘 푸~욱 빠진 음식. 

 

조미김.

 

얼마전 친구가 결혼식 보러 한국에서 왔을 때 조미김 10팩(큰김 5장이 들어 있는 네모난 김)을 사서 왔는데,

그게... 이남자를 홀릴줄이야.  

한식을 자주 먹지 않아서 많이 남을 꺼같아 친구들 나눠주려 했는데 벌써 4팩을 뚝딱했다.

조미김을 먹는 방법도 참 다양한 고집군. 밥에도 싸서 먹고 간식으로도 먹고 삼계탕에도 넣어서 먹고.

응? 삼계탕에 뭘 넣어? 김몇장을 쭉쭉 찢더니 삼계탕에 뙁! 투하.

 

 

 

난 기겁을 했는데 친구들은 "왜? 원래 떡국에 김 넣어 먹잖아?" 라며 쿨한 반응.

(그래.. 내가 잘못했네.. 잘못했어..)

아는 언니는 "김국 함 해줘라~" 라며 적극적으로 이남자 편을 들기도..

 

 

이렇게 조미김을 사랑하며 애용해온 고집군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 주말 갑자기 "나 점심으로 뭐 먹었지?" 라며 알쏭달쏭한 표정을 짓는 그.

 

"볶음밥 먹었잖아. 왜?"

"트림을 했는데~ 내가 모르는 맛이랑 냄새가 올라와ㅠㅠ"

(자신의 트림도 나와 나누려는 이남자가 내 남편이라 다행인가 -_-;)

 

곰곰히 생각해보니 점심때 볶음밥과 함께 조미김 한팩을 뚝딱했다.

조미김과 함께 볶음밥을 먹었다는게 맞는 표현이겠지만..

 

"아, 맞다. 김도 같이 먹었잖아? 아, 맞다 니 모르는 구나? 조미김은 양념된거야~ 간장이랑 미림이랑 맛소금이랑~

많이 먹으면 속이 안좋을껀데~"

 

"뭐라고?! 조미김이 그냥 김을 말린게 아니라고오? 왜 일찍 이야기 안해준거야?"

 

"야.. 김 위에 맛소금 있는거 안보이나? 설마 그냥 김이 그렇게 감칠맛이 난다고 생각한거가?"

 

"ㅠ_ㅠ 너 나빠"

 

이제 앞으론 조미김은 적당량만 밥이랑 먹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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