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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저곳 기웃

그램피언스(궁극의 1박2일 하이킹)_Grampians (1)

"하이킹을 가자!"

 

이 한마디로 시작된 무모한 여정.

 

멜번 근처에 있는 그램피언스로 궁극의 1박2일 하이킹을 다녀왔다.

 

Grampians는 멜번 북서쪽에 차로 3시간정도 떨어진 국립공원으로 캠핑이나 하이킹을 하러많이 가는 지역이기도 하다.

지도를 보면 국립공원이 그리 많이 커보이진 않지만 사실 면적이 지리산 국립공원의 4배정도의 넓이다 ㅎㅎ

(지리산: 438.9㎢, 그램피언스(Grampians); 1,672 km² )

 

하지만 아무래도 호주 대륙 자체가 오래된 편에 속하기때문에 높이는 1,100m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가기전날 짐 싸기.

하이킹을 시작하면 물을 구할 곳이 없으므로 물도 짊어지고 가야했다는...

호주에서 여름 하이킹을 할때 권장하는 물의 양은 1인당 4-5리터이다.

우리 둘이서 이틀동안 가니까 5X4 = 20리터?! 20킬로인데..

처음엔 고집군이 농담하는 줄 알고 웃어넘겼는데..

 

젠장. 고집군 등산 가방에 10킬로, 내 가방에 8킬로 물을 짊어지고 가게 되었다..

 

 

그리하여 고집군이 30킬로, 내가 20킬로를 짊어지고 하이킹 고고씽!

 

 

호주 국립공원에서 하룻밤이상 머무르게 되는 등산을 하게 되면 안전을 위하여 지정된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등록을 해야한다.

돌아오는 날 지정된 시간까지 전화나 방문을 통해 안전하게 등산을 마쳤다고 알리지 않으면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당사자에게 연락을 취하게 된다.

그래도 연락이 안되면 등록된 응급연락처로 전화를 한 후 실종이 된것을 확인하고 수색대가 출동!

(연락을 안하면 상황이 아주 심각해지니 꼭 연락을 해야한다고 인포메이션 센터에서 신신당부!)

 

 

개인 정보와 충분한 물을 들고 간다고 알리고 난 후 등록 완료!

(남의 남편분들 등짝 사진을 찍음 ㅎㅎㅎ)

 

우리가 택한 하이킹 코스는 Major Mitchell Plateau (메이져 미첼 플레토)

Plateau는 고원이라는 뜻으로 정상이 뽀족한 우리나라랑 다르게 정상이 납작하고 편편한편.

2박 3일코스지만 아무래도 여정이 길어지면 들고 가야할 물의 양이 더 많아지므로 1박만 하기로 결정.

 

안내소의 직원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하이킹 코스가 되게 길껀데..."

 

그리하여 시작된 하이킹.

 

이틀동안 걸은 하이킹 지도. 총 18킬로를 걸었다.

 

 

첫번째날 걸은 하이킹 트랙. 산 입구에서 정상까지 8킬로를 올라가 그 이후엔 편편한 산등성이를 따라 계속 걸었다. (약 12킬로를 걸음)

 

 

물론 중간에서 시작하는 코스도 있었지만.. 호기롭게 산입구에서 시작하기로.

나중에 이러한 결정을 한 우리자신을 참으로 미워했지만. 그땐 이미 늦었을뿐..

 

 

 

 

이렇게 모든 장비를 장착하고.

 

 

Sheep Hills carpark에서 시작된 여정.

 

 

시냇물도 지나고

 

 

 

 이렇게 길게 이어진 산길을 걷고 걷고 또 걸어도 끝이 나질 않는다.

 

하이킹을 시작하기 전에 고집군은 자신감에 가득차있었다.

등산을 그닥 잘하는 편이 아니라 내심 걱정이 많았는데 고집군이

"난 35킬로까지도 짊어지고 하이킹 갈 수 있어!

근데 하이킹하다 힘들다고 너가 중간에 집에 가자 할까 걱정이다~" 라고 이야기를 몇 번이나 했었는데..

 

막상 하이킹을 가서 보니 고집군이.. 많이 힘들어한다 ㅋㅋㅋ

 

 

"이게 호주에선 가파른거가?! 니 한국에 하이킹 가야겠다. 이정도 경사는 한국에선 동네산 수준인데 ㅋㅋ"

이렇게 깐족거렸다가.. 나중에 정말 가파른 호주산을 맛보긴 했지만.

처음 6킬로는 많이 힘들지 않게 걸을 수가 있었다 ㅎㅎ

 

2006년 큰 산불이 났던 지역이라 아직도 바위와 나무들이 검게 타있는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잘못 기댔다가 숯검덩이가 많이 묻음. ㅠㅠ

 

 

 

사진을 보면 점점 멀리보이는 바위산과 멀어지면서 고도가 높아지는 게 느껴진다.

 

 

첫번째 파트인 정상 주차장에 근처의 절벽에서 바라보는 이웃산의 전경.

참 산이 크다~

지리 시간에 배웠던 지층이 참으로 잘 보이는 지형 ㅎㅎ

 

 

 

 

 

 

여기를 기점으로 100미터쯤 올라가면 드디어 도착하는 주차장

(사진을 분명히 찍었는데.. 없어서.. 구글에서 다운 ㅠㅠ)

 

여기에 도착하고 참으로 기분이 좋았는데..

몰랐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하드코어 등산의 시작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