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나 옛날에 틀린게 없다더니..
운전은 가족(남편 포함)에게 배우는게 아니랬다.
사실.. 한국에서 운전 꽤나하는 멋찐 여자였는데..
아무래도 호주는 한국과 반대편 도로를 사용하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헌터밸리 2000킬로 대장정을 하며 고집군과 아주 크게 싸웠는데
이유는 바로 운전때문.
가는 길에 내가 운전대를 받아 운전을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시작된 고집군의 잔소리..
"어이구 120킬로 찍을려고? 여기 과속하면 벌금이 300달러 넘는거 알지?"
"그렇게 핸들을 많이 돌리면 잘못하면 타이어가 미끄러진다고"
"헐.. 내 차가 불쌍하다..."
"내가 오른쪽에 세워랬는데 왜 왼쪽으로 가냐?"
등등... 안그래도 긴장해서 운전을 하는데 옆에서 저러니..
내가 아무리 법륜스님의 법문을 들었다 하더라도.. 난 법륜스님이 될수없었다..ㅠㅠ
"니가 하라고오!!!!!!!!!!!!!"
라고 다시 운전대를 넘겨주고 옆에 앉으니 더 화가 나기 시작하는데..
같은 차안에서 어찌 이남자와 떨어질수도 없고..
결국 잠을 자기로 결정! 나쁜놈 나쁜놈 이라고 수없이 되뇌이며 잠이 든거 같다.
꿈에서도 고집군은 나쁜 놈으로 나왔던거 같은데..ㅋㅋㅋㅋ
그래도 한숨자고 나니 기분이 한결 나아진데다 고집군이 어처구니 없는 농담을 하기 시작해서
그마나 좋은 무드에서 이야기 시작.
"고집군~ 내가 니 운전하는데 옆에서 뭐라뭐라 하면 기분 좋겠나?
계속 속도 체크하면서 뭐라하면 내가 긴장이 되잖아~"
"차에 타고 있음 속도가 대충 어떤지 느껴지는걸 어떡해~
내가 옆에서 자고 싶어도 잠도 안오고 ㅠㅠ"
"근데 니가 그렇게 불안해하면 내가 긴장해서 실수하게 된다고~"
"난 불안하다고 안했는데? 여자들의 직감이란 참..
나의 불안함을 니가 느낀거지 내가 이야기한건 아니라고 0_0
여자들은 참 신비한 존재라니까~ 막 공기를 느껴~"
응?! 이게 말이야 방구야..
옆에서 그렇게 끊임없이 잔소리하며 문손잡이 잡고 있음...
기본적인 사람이라면 눈치로 알수있는거 아니니?! ㅠㅠ
그래도 이렇게 자연스레 주제를 바꿔 여자들의 직감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해서
은근쓸쩍 분위기는 풀어지고..
역시 고집군은 나보다 한수 위인 똑똑한 녀석이였어..
다행히도 돌아오는길에는 고집군이 문손잡이 꼬옥 잡고 잠에 들어버려
두번째 결혼 생활의 위기는 없었다능..
오늘의 교훈 : 남편과 같이 운전하는 건 미친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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