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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정착하기

호주 사람에 대한 고정 관념

처음만나는 한국분들께 호주 남자와 결혼했다고 하면 으레 고정관념을 가지고 볼 때가 많다.

호주에서 꽤나 오래사신 분들도 "호주 사람들은 그렇다며?"라고 할 때마다 참 난감해질 때가 없잖아 있는데.

사실 한국 사람들도 커온 환경이나 성격에 따라 다들 사는 모습이 다른데 호주 사람이라고 해서 딱 정해진 틀대로 살아가진 않는다는 게 맞는듯.  

그 중에 가장 자주 듣는 말

1. 호주 사람들은 결혼해도 무조건 돈은 따로 관리한다며?

그리 사치를 하는 것도 아닌데 돈 관리에 젬병인 난 고집군에게 돈관리를 일임하는 편. 월급 통장, 신용카드를 다 공동 명의이지만, 딱 하나 저금 통장만은 고집군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아마 돈 모인거 알면 여행가자고 엉덩이를 들썩이는 나때문인듯. 언젠가 "고집군 우리 따로 통장 관리해볼까?"라고 한번 떠봤었는데 "따로 관리하면 돈 안모여!"라고 단번에 거절당했던 기억이.

물론 주변에 우리처럼 함께 관리하는 커플도 있고, 몇몇 커플은 돈 관리는 따로 하되 일정금액 저금을 같이 해서 이미 집을 산 경우도 있는 걸로 봐서 돈 모으는데는 정답이 없는듯 하다.

 

2. 호주 사람들은 돈을 잘 안 모은다던데?

이건 정말 사람 나름인듯하다. 고집군처럼 안정된 생활을 추구하며 돈 모으는 걸 중요하게 생각하는 호주 사람이 있는가하며 나처럼 저금보다는 여행다니는 것이 더 중요한 한국 사람이 있는 걸 보니. 얼마전 고집군의 친구가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그만두고 훌쩍 미국과 아프리카로 떠난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혹시나 하고 고집군에게 "혹시 너도 훌쩍 떠나고 싶을 때가 있음 이야기해~ 우리도 저렇게 떠날 수 있어!" 말했다가. 20년 후를 생각하라며 잔소리만 들었었다..

 

3. 호주 남자들은 매너도 좋고 항상 여자들을 존중해준다며?

고집군이 날 존중안해주는 건 아니지만.. 흔히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낯간지런 매너나 다정한 말은.. 그냥 사람취향따라 나오는 듯. 우린 브라더 시스터와 같은 관계라 멋진 매너를 보여주지 않는건가? 하하하하.

 

4. 여긴 헤어지고 다른 사람만나는 게 쉽다고 하던데?

요즘 한국도 많이 변했다고 하지만 상대적으로 호주에서는 이혼하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 더 허용적인 것 같다. 얼마전 이효리가 이상순에게 했던 "내가 죽으면 다른 사람 만날꺼야?" 라는 질문을 고집군에게 했다가 괜히 나만 손해본 듯한 기억이.. 고집군의 대답은 "당연히 다른 사람 만나야지~ 처음엔 좀 슬프겠지만 평생 혼자 살 순 없잖아? 너도 다른 사람 만나도 되~ 인생은 감성적이 아니라 이성적이 되어야지!"였다.

뭐 이 말을 듣고 오래오래 살아야겠다 결심을 하게 됨. (여보 고마워! 니가 최고!)

 

5. 호주 사람들은 가족간에도 개인 사생활을 존중해준다고 하던데?

주변에 어떤 친구는 거의 매주 주말마다 시댁식구들과 저녁을 먹는 집도 있는 걸보니 이것도 집안 분위기마다 다른 듯한데 고집군의 가족은 확실히 개인주의가 강한듯하다. 시댁 어른들이 우리에게 간섭을 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고집군이 부모님께 간섭과 잔소리를 하긴 하지만..), 딱히 연락을 자주드려야한다거나 하는 압박감도 없는 편이다. 대신 한국 부모님들처럼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신다거나 하는 것도 없으니 무조건 좋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다. 연락을 잘 안 받는 고집군이기에 자연스레 시댁 식구들이 나에게 연락을 바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마다 고집군이 "심지어 가족까지 빼앗아 가냐!"며 질투를 하는 건 안 비밀.

 

결론! 한국 사람의 특색은 있지만 개인마다 성향과 생활 방식이 다르듯 호주 사람이라고 한마디로 단정지어 말하기는 어렵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