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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에서 정착하기

호주에서 당뇨 검사를 받다

한국에서 병원과 뗄레야 뗄 수 없었던 미스 클럼지 양.
역시나 여기서도 어이없게 당뇨검사를 받게되었다.

호주 학생 비자 신청을 위해 필요한 신체검사. 왠일로 최소 일주일은 기다려야하는 신체검사를 신청한 다다음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운좋게 클릭을 잘한듯하였는데..)
그런데 검사 시간이 띠용.. 아침 8시 15분!! 아침 일찍 일어나 멜번 시티에 있는 Medibank health solution centre를 가야했지만 노 프라블럼!!
좋은 컨디션을 위해 아침도 든든하게 챙겨먹고! 고고씽~!

그러나...... 이놈의 아침때문에... 난..... 인생이 꼬였다. 또.
하아.
아침에 듬뿍먹은 토스트와 버터와 설탕이 든 커피님 덕분에 소변검사에서 다량의 당이 검출되어 팔자에도 없는 당뇨 검사를 여기서 하게 되었다.
(담당의사 할아부지랑 수다수다를 떨며 심지어 할아부지 아드님의 이름까지 땄건만 그분은 나에게 메디컬 레터를 써주시며 GP로 가봐~ 한 백달러나 이백달러정도 진료비가 나올꺼야~ 라며 친절하게 안내. 꺄아아아아아아악. 미스터 고집군 왈 ; 나같음 다시 한번만 더 검사해달라고 했겠다. 꺄아아아아아악. 왜 난 그생각을 못했을까...)

역시나 아침일찍 일어나 집근처 GP로 향했다.

저.. GTT(당뇨검사)를 받고싶은데요..

-예약해드릴께요~ 2시까지 오세요.

넹. 검사는 곧 할 수 있는거죠?

-검사는 여기서 하는게 아니라 pathology(임상병리사)한테 가야해요. 원래 여기 바로 밑에 pathology가 있는데 지금 레노베이션 중이라... (역시 내인생은...) 좀 멀어도 다른 곳을 가야할것같은데..여기 전화번호! 아마 예약해야할꺼예요.

전화를 했더니 예약을 필요없고 그냥 GP한테 진단서 받아서 오라는 말에 2시까지 배고픔과 싸우며 분노의 집 청소 후 다시 간 GP.

GP할아버지께선 좀 더 멀리 떨어진 Pathology를 가야한다고.. 그곳까지 가긴 난 너무 배가 고팠다....

그래. 내일가자.


다음날 일찍 pathology로 향한 미스 크럼지 양.

안녕하세요. GTT 검사를 하려고하는데요..

- 네. GTT 검사는 두시간쯤 걸리는데 아무것도 안먹고 왔죠?

넹. (ㅠ_ㅠ)

-피는 두시간에 걸쳐 세번을 뽑을 꺼예요. 한시간에 한번씩

넹.(ㅠ_ㅠ)

- 첫번째 피를 뽑고는 glucose(설탕물같은거) 줄텐데 다 마셔야되요!

넹.(ㅠ_ㅠ)

** 첫번째 채혈(친철한 인디언 보이형)
팔 걷고 다른 쪽 보세요. 보면 더 아파~(내 피같은 피를 세 캡슐이나 뽑아감.)

** 두번째 채혈(불친철한 호주 아주머니형)
......(그냥 말없이 꾹 바늘로 쑤시다니...)

**세번째 채혈(친절한 호주 보이형)
어느 나라에서 왔어요? 어디살아요? 뭐 공부하는거예요?
(혈관을 못찾아서 네번을 내팔에 구멍을 내셨다...ㅠㅠ)

4일 후.

검사결과는 전화로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다시 예약을 하고 GP를 봐야했다.
하.지.만. 나를 담당했던 의사쌤이 오지 않는 날이라 금요일까지 기다려야된다는 말에

"혹시 그람 다른 의사쌤이라도 오늘 꼭 보고 싶은데요.."

-그람 추가로 60불정도를 더 내야하는데 괜찮아요?
"네..(ㅠ_ㅠ)

다행히 검사 결과는 초초초초 정상으로 나왔다. (내가 정상이라니까! 그렇게도 많이 말했건만...)

대신 나에게 시간과 피와 200달러가까이를 빼앗아 가버린 이 사건.

죽어도 못 잊을테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