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6.26 22:03

 

자폐아동들의 특징 중에 하나가 대부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거다.

예를 들어 매일 공부-간식-바깥놀이의 루틴으로 생활을 하다가 어떤 일이 생겨 공부-바깥놀이-간식으로 변경이 된다면 어떤 자폐아들은 그냥 말없이 따라오기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혼돈에 빠져서 바뀐 루틴에 따르는것을 거부한다거나 하루종일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반 아이들에게 왠만하면 항상 일정한 루틴을 가지고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하고 있다.  

아직 글을 못 읽는 아이들도 있고 비주얼로 표현되었을 때 더 이해가 빠른 아이들이라 이렇게 시각적인 시간표가 반마다 있다.

 

그리고 우리 학교에서 특색 사업으로 밀고 있는 것이 STAR PROGRAM이라는 미국에서 만든 자폐아 전문 교육 프로그램이다. 교실을 6개의 다른 색깔의 스테이션으로 나누고 아이들이 자기 스케쥴에 맞추어 로테이션을 하는 시스템인데 아이들의 적응이 아주 빠르다. 각 스테이션별로 1대1 공부공간, 컴퓨터, 자자기 주도학습, 놀이공간 등 각 스테이션에서 수행해야하는 활동이 정해져있다. 이 프로그램의 장점은 교사와 1대 1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 보장되고 아이들이 정해진 루틴이 있으니 각 스테이션에서 독립적으로 스스로 활동이나 과제를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반의 시간표. 주로 자폐가 심한 아동들은 3,4개 스테이션만 돌고 경도 자폐아동들은 5-6개의 스테이션을 로테이션한다.

학년 초부터 이 프로그램을 도입했는데 처음에는 힘들어 하던 몇몇 아이들이 이젠 스스로 공부도 하고 함께 앉아서 여러가지 활동도 하곤한다. 특히나 올해 우리 학교에 오게 된 이튼이는 책상에 앉는 것 자체를 거부했었는데 이젠 앉아서 혼자서 척척 자기 서랍에서 공부할 학습지도 가져오는 늠름한 아이가 되었다. 스타프로그램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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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6.22 16:43

평소에도 거침없이 본인을 "고양이씨"라 칭하는 고집군. 

"나한테는 그리 말해도 귀엽기만 하지만.. 밖에 나가서 그럼 큰일 나!"

라고 항상 말하지만 이 분은 부끄럼이란 감정이 없는 건지..

 

얼마전 교실에서 필요한 장난감과 용품을 사러 호주의 대형 할인마트 중 하나인 "K Mart"를 다녀왔다. 일요일 오후라 그런지 아이들이 꽤 많았는데 그 중 몇몇 아이들이 가지고 놀던 마스크를 보더니 눈을 반짝 거리며 본인도 집어든다.

"여보 여보 여보!! 여기 봐요!"

이러고 포즈를 잡는 고집군.

여보... 정말 너 왜 이러니.. 공공장소에서.. ㅠㅠ 

사진찍어달라고 야옹거리며 몇 분을 저러고 있더라는..

다음에 마트올땐 널 빼고 혼자 와야겠다.. 좀 많이 부끄러웠어... 

Posted by Miss Clumsy
2018.06.18 16:21

올해 1월 초 블로그에 좀 더 신경을 써보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매일은 올리지 못하더라도 일주일에 한 번은 올려야지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근데 그건 방학 때였으니 가능했던 일이였다. 

학교가 시작되니 시간적으로도 심리적으로도 도저히 포스팅할 여유가 생기지 않아 블로그는 그냥 방치해두다시피 했었다. 물론 가끔 티스토리에 들어와 내가 링크한 블로거분들의 글을 읽긴 했지만 내가 글을 쓸 수 있는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렇게해서 지나가 버린 텀 1 3주에서 9주사이에 있었던 일들을 적어보고자한다. 

3주차에는 학부모 상담 주간이라 엄청 바빴던 기억이 난다. 

6명 학생의 부모님 모두가 상담을 신청하여 각 30분씩 아침 저녁으로 학부모와 이야기를 하고 집에 오면 정신없이 자기 바빴다는.. 

 

4주- 6주: ILP (Individual Learning Plan) 개인별 학습 목표를 작성해서 낸다고 정신이 없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정해진 교과서가 없기 때문에 포괄적으로 제시된 교육과정을 보고 내가 학생 개개인에 맞는 1학기(텀1, 텀 2) 학습 목표를 설정해야해서 레포트로 작성해야했었다.   

 

7주-8주: 학기 말이 되어가다보니 아이들도 느슨해지고 나도 느슨해져서 즐겁게 노는 것에 중점을 뒀던 듯하다. 아이들이 새로운 교실과 환경에 적응을 해서 수월하게 흘러갔던 것으로 기억한다.

 

9주: 학생 중 한명이 일찍 가족 여행을 떠나서 5명과 함께 수업을 했던 주. 학교 사진을 찍었는데 올해 새로 우리학교에 오게 된 이튼이가 예쁘게 표정을 안 지어줘서 속상했다. 사실 강당으로 사진을 찍으러 가는데 울지않고 따라온 것만으로도 엄청난 일이였지만 사람 마음이 하나를 가지면 둘을 바라보게 된다고.. 잘생긴 얼굴이 잘 들어나게 미소를 지어줬더라면 더 좋았을 것을!

텀1은 제일 짧은 텀이라 9주 후에 2주간의 방학이 시작되었다.

 

우리반 교실의 모습.

(위에 붙여놓은 알파벳들을 보고 많은 선생님들이 다시 붙여라고 이야기했지만 꿋꿋히 버티고 있다. 게으름도 병이라더니 ㅎㅎ 고치기가 힘들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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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6.14 15:48

영주권 신청에 대한 포스팅을 한 지 얼마 안되는 것 같은데 얼마전 영주권이 승인났다!

2017/11/19 - [호주에서 정착하기] - 영주권 신청하기 (파트너비자)

 

혹시나 해서 간간히 들어갈 때마다 Further assessment라고만 적혀있었고 16개월에서 21개월이 걸린다는 안내가 나와 있어서 나는 일찍 나올꺼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이사를 하고 나서 주소지가 변경되었다는 관련 서류와 관계 증명을 위한 추가 서류를 몇 개 더 올렸지만 달리 내가 할 수 있는게 없는지라 마음을 비우고 있었다.

 

내가 영주권을 신청한 것이 작년 10월이였으니 운이 좋아 올 10월까지는 나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루 병가를 쓰고 병원을 가는 길에 이메일이 와서 뭔가 하고 봤는데 제목이 IMMI GRANT로 시작을 한다. '설마?' 하고 급히 열어보니 영주권이 승인 레터가 들어 있다!!

 

이게 왠일이람?! 트램안에서 메일을 확인하고 기쁜 소식을 전하고자 고집군에게 전화를 했는데 이 남자 역시나 전화를 받지 않는다.

"되는대로 빨리 전화줘!" 라고 메세지를 보내고 병원에 도착하여 입구에 들어서는데 고집군에게서 전화가 온다.

전화를 받는 순간 엄청난 타이밍으로 갑자기 사이렌을 크게 울리며 앰뷸런스가 내 앞을 지나갔고 고집군은 무슨 일이 났구나 싶어 가슴이 철렁했다고 한다.

(무슨일이 있거나 급한 용무가 있는 게 아니고선 전화를 하지 않는 사이다 보니...저번에 빨리 전화달라했을 땐 집에 불이라도 났나 싶어 엄청 걱정했다고 하더라..)

소위 가영주권으로 불리는 임시 파트너 비자 820과 영주권인 파트너 비자 801은 사실 큰 차이가 없다. 

820비자로도 공부와 일을 하는 것에 제약이 없고 호주의 국민의료보험인 메디케어 혜택도 볼 수 있어 영주권이 승인났다고 해서 호주에서 살아가는 데 큰 변화가 생기는건 아니다. 대신 영주권이 있으면 공부를 할 때 현지인(?) 학비를 내면서 공부를 하게 되고 복지센터인 센터링크에서 각종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물론 공부도 하지 않고 풀타임 일을 하고 있는 내가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없지만..

 

그래도 앞으로 비자에 대해서 신경쓰지 않아도 되었다는 점은 좋은 거 같다. 앞으로 골치 아픈 비자 신청서를 쓸 일은 다시는 없길!!

 

Posted by Miss Clumsy
2018.06.10 15:46

얼마전 생일이였던 우리반 아이가 문득 "나 생일에 미니언 컵케이크 먹고 싶어요!"

예쁜 말보다 미운 말 미운 짓을 많이 하는 아이이지만 마음에 상처가 많기에 신경이 더 쓰이는 학생이기도 하다.

그래! 내가 널 위해 미니언 컵케이크 한번 만들어본다!! 보조 선생님 마니가 마트에 미니언 컵케이크 믹스가 판다고 해서 흔쾌히 만들어 주겠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사러 가니 베이킹 코너에 미니언 컵케이크 믹스가 보이지 않는다.

오마이갓.. 알고보니 한시적으로 팔았던 제품이라 이젠 살 수 없다고 한다 ㅠㅠ 

이미 큰 소리는 뻥뻥 쳐놨는데 어쩌지?

난 만인이 인정하는 똥손인지라.. 베이킹을 하는 것은 엄두도 못내고

솜씨가 없으면 꾀라도 있어야지!

마트에 가서 주섬주섬 주어담은 것들로 미니언 컵케이크 만들기에 도전했다.

 

만드는 과정을 사진으로 찍어놨으면 좋았겠지만 미니언 컵케이크 만드는 것에 너무 집중을 한 나머지 사진 한장 찍지 않았다..

우선 베이스가 될 컵케이크는 따로 팔지 않아서 초콜렛 미니머핀을 사서 위의 볼록한 부분을 잘라 버리니 컵케이크나 머핀이나 똑같다 ㅎㅎ 

이제 미니언 얼굴을 만들 차례!

찰흙 같이 생긴 아이싱 덩어리를 롤러로 밀어서 납작하게 만든 후 컵을 이용하여 동그랗게 잘라낸다. (롤러가 없어서 물통이용함 ㅎㅎ)

그후에 눈모양 사탕을 붙이고 아이싱 튜브로 입을 그려주면 끝! 

 

그렇게 완성한 미니언 얼굴을 컵케이크로 가장한 머핀 위에 올려놓으면 끝!

 

금손이들이 보면 웃고 넘어갈 모양이지만 내 기준에서는 엄청난 성공이다.

학교에 당당히 들고 가서 모든 사람들에게 자랑을 함. 나의 요리 솜씨는 아는 이들이 어찌나 놀라던지 ㅎㅎ 물론 내가 부린 꼼수를 듣고는 '그럼 그렇지!'라고 고개를 끄덕이긴 했지만.

하교하기 전 4교시에 다른 반 애들까지 초대해서 과자랑 초콜렛까지 빵빵하게 채워서 성대하게 생일 파티를 했다. 내가 만든 미니언 컵케이크는 모든 아이들이 좋아했지만 생일이였던 녀석은 뭐가 심통이 났는지 자기는 초콜렛 케이크 먹고 싶다고 드러누움... 미니언 케이크 저리 치우라고 난리를 쳐서 마음이 조금 상했지만.. 8세 아동에게 마음이 상하면 내 손해인지라 대인배인 나는 크게 한번 웃겨 넘겼다. 마지막엔 모든 아이들이 즐겁게 집에 간 걸로 만족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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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4.06 13:08

3월의 멜번은 계절 상으로는 가을이리지만 유독 더웠던 올 여름이 아직 자리를 비켜주지 않고 있다.

이러다 곧 추워질 것을 알기에 친구들과 함께 멜번에서 1시간 반이 떨어진 모닝턴 1박 2일 캠핑을 다녀왔다.

모닝턴은 온천이 유명한데 우리가 간 곳은 모닝턴에서 다시 30분이 떨어진 로즈버드(Rosebud)와 소렌토 (Sorrento)이였는데 친구 드류가 해변가 캠핑장을 미리 예약해놓는 덕분에 편하게 다녀왔다.

 

 

부담없이 느긋하게 다녀오는 캠핑 여행이였던지우리는 9시쯤 일어나서 11시에 집을 출발하여 모닝턴 근처에 있는 Dromana 타운의 맛집 Laneway Espresso 카페에서 점심을 해결했다.

이곳 저곳의 맛집을 훤히 알고 있는 크리스탈이 강력 추천한 카페인데 커피도 맛있고 음식들도 괜찮아서 모닝턴 갈 때마다 항상 들리곤 한다.

https://www.facebook.com/lanewayespressolittletreasures/

같이 갔던 모든 사람들이 만족한 맛집이라 혹시라도 근처에 갈 일이 있으면 꼭 가보길!

(특히 소시지롤이 꽤 맛있다!)

 

느긋하게 점심을 먹고 캠핑장에 도착하니 3시.

캠핑을 자주 다니는 우리라 텐트를 치고 준비를 하는데 그리 오래걸리진 않는다. 하지만 이전에 갔던 캠핑에서 웜뱃의 습격을 받아 텐트가 망가졌던 터라 그걸 고치느라 한시간 정도가 걸렸다.

 

아마존에서 산 텐트 리페어 키트들.  

꼼꼼 대장 고집군 답게 정성을 다하여 텐트 이곳 저곳을 고치는 고집군. 난 옆에서 맥주 마시며 흥을 넣어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우와~ 짱 잘했는데? 감쪽같다! 가 주로 하는 말들)

 

텐트를 고치고 나니 바람이 조금씩 세게 불기시작했지만 그래도 날씨는 여전히 맑고 좋아서 캠핑장과 이어져 있는 해변가로 산책을 나갔다.  

4시가 넘었지만 여전히 해가 중천이고 딱히 별 다르게 할 일이 없었던 우린 차를 타고 5분정도 걸리는 부둣가에 가서  낚시를 하기로 했다.

 

한번도 낚시를 해본적이 없었는지라 친구 낚시대를 빌려 낚시줄을 던져봤는데 영 손맛이 별로다.  

그런데!! 낚시의 숨은 실력자가 내옆에 있었다! 그건 바로 고집군!! 

호주의 유명한 바닷가 바이런 베이에서 자란 고집군이 어릴 때 낚시와 서핑을 많이 했다고 말을 했었지만 내가 본 적이 없으니 믿지 않았었는데.. 정말 낚시줄을 던지는 솜씨가 장난이 아니다! 본인 원하는 방향으로 자유자재로 손목 스냅핑을 하며 던지는데 남편 좀 멋있어!! 

고집군의 강의 + 훈련을 받고 드뎌어 대어를 낚았는데!!  

고집군이 그리도 조심하라고 했던 낚시 바늘에 내 옷이 걸렸다... 풀려고 하면 할 수록 더 걸려서 ㅠㅠ 결국 고집군의 잔소리잔소리를 하며 빼줌...

 

슬쩍 손맛을 보고 다시 캠핑장으로 돌아온 우린 피자집에서 피자를 시켜먹었는데 항상 고생을 가득하는 캠핑만 하다 이렇게 편한 캠핑을 해보니 참 좋다! 다음에 꼭 다시 와야겠다 다짐.

배가 좀 꺼지고 나서 다시 낚시 포인터로 이동했는데 바람이 점점 심해진다. 비가 올 예정은 아니라 부둣가에서 낚시하는데 별 문제가 없을 듯하여 의자까지 다 챙겨서 낚시를 하기 시작했는데.

낚시 나온 사람도 많고 바람도 많이 불어서 물고기가 많이 없다.

 

결국 한시간쯤 낚시 흉내(?) 놀이를 하다 철수하기로 결정. 짐을 싸는데 그만 강한 바람에 친구의 캠핑 의지가 날라서 물에 풍덩 빠져버렸다!!

"그거 20불밖에 안하는 캠핑체어가 괜찮아!" 라고 친구가 말했지만 갑자기 다 접어놨던 낚시대를 펴더니 캠핑체어를 건져 올리려고 시도를 한다.

우리 모두 안될꺼라 생각을 했는데 낚시줄에 캠핑 체어가 걸려들었다! (이럴수가!!)

낚시줄 하나로 물의 압력까지 받고 있는 캠핑체어를 끌어올리긴 힘들다는 판단하에 그때부터 우린 30분이 넘는시간동안 한 팀이 되어 나와 친구는 낚시줄을 잡고 있고 고집군은 낚시줄을 몇개 꼬아서 좀 더 튼튼한 낚시줄을 만들었다.

그리고 성공한 대어 낚기!! 캠핑체어를 건져올렸다!

친구의 대어 잡이 샷  한 컷!

캠핑장으로 돌아온 우린 격렬했던 낚시 덕에 엄청 피곤했던지라 완전 골아떨어졌다.

여러모로 잊지 못할 것 같은 모닝턴으로의 캠핑 여행! 완전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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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4.04 13:07

2주가 되니 이제 아이들의 성격도 보이고 내가 노력해야 할 점도 점점 보이기 시작한다.

자폐 아동들은 보통 새로운 환경이나 불규칙적인 생활 패턴에 극심한 불안함을 느끼고 이에 격렬하게 반응을 하게 된다. 그래서 자폐아동을 교육하는데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할 중 하나가 규칙적인 일과이다. 그만큼 효과적인 시간표가 필수적인데 이전에 만들었던 시간표를 첫주에 써보니 이것 저것을 보완할 점이 보인다. 2주차에는 1년 동안 쓰게 될 시간표를 확정하고 학생들이 하루 일과에 익숙해지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우리반 일과

8:45-10:00 1교시

특별 교과 또는 도서관 수업

10:00-10:30 바깥 놀이 시간

 

10:30-12:15 2교시

아침 간식 (morning tea)

공부 시간 (영어, 수학에 중점을 둔 개별 공부)

점심

12:15-12:45 바깥 놀이 시간

 

12:45-13:30 3교시

Sensory play (오감을 자극 시킬 수 있는 놀이) 또는 ICT

13:30-14:00 실내 놀이 시간

 

14:00-14:50 4교시

오후 간식 (afternoon tea)

예체능 관련 활동(체육, 음악, 미술)

하교 준비

 

시간이 더 많이 걸릴꺼라고 생각했었는데 예상외로 아이들이 시간표에 금방 적응한다.

 

특히나 중증 자폐인 찰리는 말도 하지못하고 시간 개념도 없는데 어찌아는지 바깥 놀이 시간만 되면 문앞으로 가서 기다리고 있어서 어찌나 귀엽던지.

찰리는 스파이더 맨처럼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기어올라갈수 있고 문도 열수 있어서 사실 본인이 문을 열고 나갈 수 있는데도 내가 문 열어주길 기다리는 걸 보면 너무 기특하다. 운동장으로 나가는 순간 전속력으로 달려나가 여기저기 도망다니는통에 다시 데리고 들어오긴 쉽지 않지만..

2주차 목표였던 아이들을 성향을 파악하고 새로운 시간표에 적응하기 무사히 완료!

3주차엔 수업 전 후로 학부모 면담이 잡혀있는데 엄청나게 바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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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3.10 11:18

올해는 열심히 블로그를 쓰고자 결심하고 1월부터 열심히 글을 올렸었는데 역시나 개학을 하고 나서부터는 블로그를 생각할 여유조차 나지 않을 정도로 바빴다. 텀 1이 3주 정도 남은 지금 어느정도 바쁜 것도 다 해결이 되었고 뒤를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물론 여전히 일은 산더미처럼 밀려있지만..)

 

텀 1을 한번 되돌아볼겸 그동안 있었던 일들을 주별로 적어볼까한다.

 

우리 학교에선 학기말 Head start라는 기간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새로운 교실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한다.

[호주 학교 이야기] - 새학년을 조금 일찍 시작하다.

 

 

Headstart로 우리 반 학생들이 어떤지는 대충 파악은 했었지만 새학기가 시작되니 정신없다.

 

 

첫주는 그나마 2일은 학생들 없이 연수를 들었고 수요일부터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었다.

 

우리반에는 만 6세가 4명, 만 7세가 2명 이렇게 총 6명(모두 남자아이들!)이 있는데 2명은 일반 아동보다 조금 부족한 고기능 자폐, 2명은 중간, 2명은 중증 자폐이다.

다들 우리반을 보면서 하는 말이 너희 반은 다 귀여운데 엄청 활동적인 애들이 다 모였다고.

그렇다! 특히나 우리반 찰리는 빨간 머리로 엄청나게 귀여운 외모를 가지고 있는데 마음만 먹으면 어떤 것이든 기어올라갈 수 있는 아주 유용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교실 문 및 가구, 운동장 펜스, 학교 펜스 무엇이든 기어 올라 넘어갈 수 있기에 항상 긴장의 끈을 놓을 순 없다. 나머지 아이들도 기어오르진 못하지만 하루종일 방방 뛰어 놀수 있는 에너지 팡팡 넘치기에 열심히 밖에 나가 놀아야할 꺼 같다.

 

교사 보조로 일했던 작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모든 것이 내 주도로 이뤄진다는 것.

모든 것을 포괄하는 교육과정은 있지만 교과서와 특별히 정해진 수업 계획서는 없기에 내가 일일히 결정하고 짜야한다.

 

학교에서 정해주는 바깥 놀이 시간과 특별 교과 시간 외에는 내가 다 정해야하는데 보조 교사 마니가 '이렇게 해도 될까?' '어떻게 했으면 좋겠어?'라고 묻는 것에 아직은 익숙하지 않다. 한국에서 교사 생활을 할 때도 보조 교사가 우리반에 있었던 적이 없었으니.. 이 학교에서 20년이 다 되어가는 경력을 가진 마니에게 내가 지시를 해야하는게 좀 부담스럽기도 하고 해서 솔직하게 말했다.

'내가 보조 교사와 함께 팀티칭을 해본 적이 없어서 아직 모든 게 서툴러. 혹시라도 내가 잘못하고 있는게 있거나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꼭 알려줘!'

마니도 흔쾌히 오케이! 올해가 쉽게 지나가진 않겠지만 최소한 보조 교사 마니와는 환상의 궁합으로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거 같다.

 

수업 계획 및 준비를 위해 교사는 3시간의 자율 시간이 주어지는데 이 시간동안 학생들은 특별 교과 수업을 전담 선생님과 하게 된다. 우리 유닛은 수영 1시간, 요리 1시간, 미술 1시간 이렇게 배정되어 있다.

 

 

어쩌다 보니 우리반 교과는 다 1교시라 학생들이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특별 교과 교실로 이동을 하게 되었다. 자폐 아동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중에 하나가 transition (학교 안에서의 이동)인데 거기다 등교를 하자마자 숨도 돌릴새가 없이 교과 교실로 이동해야 하다 보니 아이들이 너무 힘들어한다. 그러다 보니 첫주는 나에게 주어진 자율시간을 교과 교실로 이동하는 걸 돕는 것에 다 써버렸다.

 

아이들 공책에 쾅쾅 찍어주고자 샀던 도장이지만 첫주는 아이들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을 하는 것이 목표였기에 오감 발달 활동을 중심으로 찰흙, 워터플레이, 운동장 활동들을 주로 해서 쓸 일이 없었다. (도장을 찍어줄 여유가 없었다는 게 더 맞겠지만..)

 

시간표 및 수업계획서 짜기, 학생들 개별 평가 등 해야할 일이 산더미인데 첫주는 하나도 하지 못하고 정신없이 지나간거 같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다보면 되겠지라는 마음으로 임하자 생각했지만 눈앞에 일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 많이 조급해진다.

2주차는 좀 더 나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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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1.28 17:06

약 5주의 여름방학이 끝나고 내일부터 2018년 텀 1이 공식적으로 시작되게 된다. 개학 첫날은 Teachers day라고 해서 학생들은 등교를 하지않고 보통 오전에는 연수를 듣고 오후에는 교실 정리를 하면서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한다.

 

 

올해부터 교사로서 일하게 되는 난 조금 설레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는데 제발 한 텀이 문제 없이 지나가길 빌고 있다.

대부분의 초임교사들이 그렇듯 내 교실은 텅텅비어있어 앞으로 열심히 채워가야하는데 방학동안 환경구성에 필요한 그림이나 수업 자료를 짬짬히 만들었다.  

 

만든 걸 다 모아 보면 꽤 많아 보이지만 내가 필요로 하는 것들의 반도 되지 않는다는...일부 학생들의 의사소통에 필요한 시각 자료와 수업자료도 더 만들어야 해서 한 주 내내 보조 교사인 마니와 함께 신나게 가위질과 코팅을 해야할 듯 하다.

 

초임교사로서 준비해야할 것도 많고 정교사 자격증도 취득도 해야해서 엄청나게 바쁜 해가 될 듯한데 파이팅해서 후회없는 2018년을 보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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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ss Clumsy
2018.01.24 12:00

이전에도 포스팅을 했었지만 물건을 살 때 별 다른 비교없이 대충 마음에 드는 것을 사는 나완 달리 고집군은 비교에 비교를 해가며 물건을 산다. 그래서 난 보통 가게에 가서 직접 보고 사는 반면 고집군은 인터넷으로 사전 조사를 충분히 한 후 필요따라 온라인 쇼핑을 하거나 직접 가게에 가서 산다.

 

[나와 고집군] - 현명한 소비자

 

 

몇 주 전 고집군이 "부이인~~~ 이리와봐요~~~" 라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날 불렀다.

 

위험 신호를 감지한 난 겨우 침착함과 먼 거리를 유지하며 "왜에?"라고 바쁜 척하며 대답을 했는데.. 굳이 내가 있는 방으로 들어와 "많이 안 바쁘지~이?? 나 3D 프린트 살까하는데에~~"라며 옆에 앉는다.

 

여기서 게임 끝 ㅠㅠ

 

어차피 돈관리를 맡고 있는 건 고집군인지라 나의 결재가 필요하지도 않고 뭘 산다고 했을 때 내가 반대할 일도 없어서 그냥 '나 이거 살려고 해~'라고 말만 해도 되는데 굳이 브리핑을 해야되는 이유는 뭘까..

 

"내가 사려는 3D 프린터는 보급용으로 중국 제품인데 상당히 질이 괜찮더라고~ 내가 리뷰를 찾아봤는데에~~"

 

"지금 내가 하는 프로젝트에 3D 프린터가 있으면 좀 더 수월하게 일이 진행될꺼 같아~ 내가 이걸 어떻게 사용을 하려고 하냐하면~~"

 

"보통 배송비까지해서 400달러가 넘는데 내가 찾아낸 사이트에서는 배송비 포함 220달러 밖에 안한다?"

등등 자그만치 20분이 넘는 시간을 날 설득시키는데 허비.. (애초에 난 무조건 찬성이였는데..)

 

"그래에? 그럼 사야지!!"

라고 중간중간 적극적으로 '사!사라고!'라고 반응을 해줬지만 브리핑은 끝나질 않더라며..

 

그렇게 반쯤 영혼이 나간 채 브리핑을 듣고 나니 고집군은 만족한 표정으로 물건을 주문했다.

 

몇일 후 도착한 3D 프린터와 필라멘트(프린터로 물건을 만들 때 사용하는 플라스틱 자재)를 바로 설치해서 테스트을 위해 고양이를 프린트해봤다.  

 

3D 프린터를 실제로 본 건 처음이라 신기해서 구경하다가 프린트하는 모습을 찍는 걸 까먹었다^^;

(2시간 넘게 걸리는 시간동안 사진따윈 까먹고 있었다지..)

기업용 3D 프린터기에 비해 표면이 좀 거친 편이지만 가격대비 프린트 질은 괜찮다고 고집군이 내내 강조를 했는데 내 눈엔 좋아보이더만 기업용은 얼마나 더 좋은건지.

 

그 후 3D 프린터는 고집군 책상위에 떡하니 자리를 차지하더니 개인 프로젝트에 필요한 부품들을 만들기 시작하는데 새삼 세상 좋아진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고집군 개인프로젝트에 필요한 파트를 프린트 중.

(프린터기 왼쪽에 걸려있는 둥근 판에 감겨있는 플라스틱 실이 노즐을 통해 녹아나오며 입체적으러 물건을 만들어 내는 형식)

본인이 디자인한대로 제대로 프린트가 되고 있는지 확인 중인 고집군.

"혹시라도 학교에 필요한 파트나 모델이 있음 말해 내가 프린트 해줄께!"

라고 고집군이 말했는데 과연 내가 3D로 뭘 만들어달라 할 일이 있을런지는 미지수다.

 

Posted by Miss Clum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