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12.31 13:26

고집군의 회사 동료인 데이브가 연말을 맞아 집을 비운다고 해서 우리집에 일주일간 머물게 된 고양이 찰리! 처음에 여자 고양이인것을 알고 있었던 지라 '이름이 찰리라고?' 하고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알고보니 찰리라는 이름은 샬롯이나 샬린의 닉네임으로 불릴 수있는 여자 이름이 되기도 한다고 한다.

 

 

데이브가 보내준 사진을 보고 우린 똥꼬 발랄한 아가씨를 생각했는데..

(엉뚱한 표정이 살아있다!)

집에 데리고 와서 보니 겁도 많고 엄청 얌전한 상여자 고양이다!

우리집에 온 하루 꼬박을 케이지에서 나오지 않아서 겨우겨우 케이지에서 꺼내었더니 백만번의 고민끝에 한걸음을 옮기는 겁쟁이 아가씨 찰리.

그나마 좀 안정이 되어 집을 둘러보는데 한걸음 떼고 다시 한걸음 돌아가고 이렇게 몇십분을 서 있다가 겨우 찾아 들어간 곳이 침대밑이다.

그래도 궁금은 한지 내가 침대 밑 옆에 누워 있으니 조심조심 다가와서 내 손에 부비부비를 한다.   

한참을 옆에 누워서 보다가 내가 거실에 있는 소파에 앉아있으니 은근 슬쩍 다가와 내 등뒤로 파고든다.  등뒤에 숨어서 몇시간을 꼼지락 꼼지락 거리며 앉아있었기에 결국 화장실도 못가고 허리 부서져라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는.. (난 뼛속 깊이 충성을 다하는 집사인지라..)

아직 낯선지 이틀째 밥도 안먹고 화장실도 안가서 걱정이라 얼른 적응 완료할 수 있길 빌어야겠다. (적응을 위해서라면 내 등쯤이야 하루종일 대어 드리겠습니다 고양이님!!)

Posted by Miss Clumsy
2017.12.28 17:49

 

호주는 시급이 높기로 유명한 나라이다.

우리 나라에서 시급은 2017년 기준 6470원, 내년부턴 7530원이라고 하는데 호주에서는 18.29달러로 거의 2.5배 수준. 

대신에 물가가 많이 비싼 편이라 많이 버는 만큼 많이 쓰이게 되서 돈 모으기는 여전히 어렵다ㅠㅠ

 

 

 

그렇다면 호주에서 보조교사는 얼마를 벌까?

멜번이 속한 빅토리아주 기준으로 보면 풀타임 (38시간) 초임 연봉은 43,277달러이다.  

1-1이 첫해차 연봉이고 매년 한단계씩 올라가서 5년 후부터는 1-5가 되어 연봉은 더 이상 올라가지 않는 시스템이다.  

올해 중반 교사 단체와 교육부가 연봉 협상에 들어가서 매 6개월마다 1.5프로씩 인상을 하기로 합의를 보게 되서 매년 경력이 쌓여서 올라가는 것 외 추가로 매 6개월마다 조금이지만 1.5프로씩 오른다.

거기다 호주에서는 연금(Superannuation)은 연봉에 포함되어 있는게 아닌 별도로 고용주가 넣어주는 것이라 주급의 9.5프로에 해당하는 연금이 자동적으로 납입이 되니 좋다.

 

한국에서는 보통 월급을 받았는데 여기에서는 2주마다 2주치 주급이 들어온다.

 

초임연봉 기준 4만 3천달러로 보면 매주 832달러의 주급을 받게 되는데 세금을 뗀 실수령액은 700달러 정도이다. (소득이 그리 높은 편이 아니라 세금은 15프로정도만 떼이게 되는데 연봉이 높을 수록 세금 비율은 더 높아지고 연봉이 18만이 넘게 되면 최고 45프로까지 징수된다;;)

2주치를 받게 되니 보통 1400달러가 2주마다 통장으로 입금이 되는데 돈이 자주 들어오는 느낌이라 일할 맛이 난다. 물론 내 통장을 스쳐 지나가는 숫자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꼬박꼬박 들어오는 주급을 보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5년 이상을 계속 일하게 된다면 1-5급 되어 연봉이 55,375 달러가 되는데 찾아보니 매주 1060달러의 주급을 받게 되고 실수령액은 850불까지 오르니 꽤나 적지 않은 수입이다.

물론 워낙에 연봉자체가 높은 호주에서 많이 번다고 할 순 없지만 방학동안 출근을 안해도 되고 일도 4시에 끝이 나니 충분히 매력적인 직업인것 같다.

(언젠가 교사 연봉에 대해서 포스팅도 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Miss Clumsy
2017.12.24 11:04

원래 가지고 있는 지병과 타고난 몸 덕분에 나의 면역력은 다른 사람에 비해 좋지 않은 편이다.

그래서 쉽게 아플 것을 알기에 나름 철저하게 관리를 하는데 요 한달동안 이사를 하느라 바쁘기도 했고 학교 일도 엄청나게 많았었기에 몸 관리를 소홀히 했었다. (거기다 스트레스도 엄청 받음..)

참고 :  이사를 가다. / 새학년을 조금 일찍 시작하다.

 

 

그랬더니 아니나 다를까 아주 지독한 감기에 걸려버렸다. 한여름에 감기라니.. ㅠㅠ

초기 콧물이 좀 나고 기침을 할 때 쉬었어야했는데 바쁜 학교 일로 인해 쉬지 못하고 계속 달렸더니 점점 심해져서 결국 폐병 환자 수준의 기침과 귀와 이까지 아픈 급성 부비동염까지 발전해버렸다.

한국에 있었더라면 바로 이비인후과를 달려가 콧물과 농을 빼는 진료를 받거나 내과에 가서 링겔 하나를 맞았겠지만..

 

내가 사는 곳은 호주! 죽을 병이 아닌 이상 우리나라처럼 간편하게 저런 진료를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

 

GP라 불리는 가정의학과 (General Practitioner)에 우선 가서 소견서를 받고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예약해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이미 최소 한 주가 걸린다. 물론 최소 한주라는 것이지 보통 2-3주는 기본이라 그 사이에 감기든 부비동염이든 나아지게 마련이니 이비인후과 전문의를 여기서 볼 일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그래서 이렇게 아플 때 찾게 되는 것이 병원보다는 약국이다.

 

호주에서 가장 유명한 감기약 중 하나인 Codral (코드랄)은 어느 약국을 가든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코드랄도 종류가 열가지가 넘는다.

 

 

하지만 만성 부비동염을 가진 난 감기에 걸리면 저런 일반 감기약은 잘 안듣는지라 코감기약을 먹어야 그나마 증세가 나아진다.

 

우리나라에서 처방전 없이 쉽게 구할 수 있는 슈도에페드린이 들어간 코감기약을 여기 약국에서도 팔긴하는데 우리나라보다 사는 법이 조금은 까다롭다. (우리나라에선 코나본정이라고 팜)

 

슈도에페드린이 마약성분이라 나쁜 용도로 쓰일 수 있다보니 약국 뒤쪽에 있는 약사에게 가서 사야하는데 약사에게 '코드랄 오리지널 데이 앤 나잇' 주세요~ 하면 심각한 표정으로 신분증을 달라고 한다. 신분증을 조회해 등록을 하고 약을 가지고 오면 바로 취조 타임(?) 이어진다.

'이거 이전에도 먹어본적있니?' '임신한 건 아니지?' '이거 먹고 운전은 삼가해' '혹시 알러지 있니?' '이거랑 파나돌(타이레놀)은 같이 먹으면 안돼!' 등등 걱정이 가득 담긴 질문과 주의점에 대해서 듣고 다 대답을 해야 그제서야 약을 밀봉된 박스에 넣어 건네 준다.

 

그럼 그 박스를 계산을 하는 카운터에 들고 가 계산을 해야 겨우 감기약 한통을 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감기약 하나 사는데 뭐가 이리 복잡한지;;)

 (감기약에 들어간 슈도에페드린을 정제해서 마약으로 쓰는 게 호주에서 마약을 구하는 것보다 더 힘들다고 한다 ^^;;;)

나처럼 만성 부비동염 환자인 고집군은 이렇게 약사가 꼬치꼬치 캐묻는게 싫어서 감기에 걸릴 때마다 나를 부려먹는다. 덕분에 아마 내 이름은 슈도에페드린 상습 복용자로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있지 않을까..

이렇게 낮에 먹는 약 4알과 밤에 먹는 약 2알이 4 세트로 들어있는데 한번에 2알씩 먹어야하지만 많이 심하지 않을 땐 한알만 먹을 때도 있어서 보통 한통을 사면 일주일정도 먹게 된다.

 

비타민 C와 감기약으로 일주일간 버티다 보면 보통 감기는 거의 다 낫는 편이지만 거기서 차도를 안보이고 더 심해지게 되면 폐렴이나 중이염으로도 갈 수 있으니 그땐 꼼짝 없이 의사를 보러가야한다. 의사보러가는게 가끔 병을 더 키우는게 아닐까 할 정도로 쉽지 않은 일이다 보니 감기에 걸리면 정말 몸을 많이 사릴 수 밖에 없는 호주 생활이다.

 

 

 

 

Posted by Miss Clumsy
2017.12.18 13:01

우리 학교에서는 작년부터 학년말에 Headstart (헤드 스타트)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다.

변화에 민감한 자폐아동들을 위해 내년 새학기가 시작되기 앞서 내년 새로운 교실에 가서 새 선생님과 반 친구들과 함께 한주를 같이 보내보는 것.

내가 맡게 된 반은 lower primary (저학년)반인데 5명의 기존 학생들과 1명의 새로운 학생이 있을 예정이다.

우리나라 기준으로 봤을 때 

1급 자폐 2명 (중증),

2급 장애 2명 (자폐가 확실하게 드러나나 의사소통이 가능)

3급 장애 2명 (의사소통이 원활하며 자폐 수준이 마일드한 편)

이렇게 총 6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헤드스타트를 앞두고 학생 이름표도 만들고 교실 환경에 쓸 환경 게시물도 조금씩 만들면서 어렴풋이나마 어떻게 일주일을 보낼 것인가 구상을 해뒀었는데 큰 일이 터졌다.

이전에 교실을 썼었던 선생님이 반을 제대로 안비워줘서 그 전날 밤까지도 새로운 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못해서 발을 동동 굴리게 되었던 것이다.

원래 안면이 있던 선생님이라 "교실만 비워죠! 청소는 내가 할께!"라고 말해뒀었는데..

그 전날 교실에 들어가보니 아직 그 선생님 물건이 바닥과 책상에 가득나와 있다.

내가 그 선생님의 물건을 정리해 줄 수도 있는 일이였지만 정작 본인은 깨끗하게 비워진 새로운 교실에 가서 자기 반 세팅을 하면서 보조 교사와 수다떨고 있는 걸 보니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싹 사라졌다.

거기다 "교실 옮기는거 뭐 도와줄까? 라고 하니 "새로운 교실 컴퓨터 좀 세팅해줘~"라는 말을 듣고선 내가 여기있어도 남 좋은 일만 시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3시간동안 기다리다가 아침에 대충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퇴근을 했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일찍 학교에 도착해서 보니 깜짝 놀랄 반전이 생겼다.

돼지우리같던 반이 싹 다 비워져서 먼지 한점없이 깨끗하다!

더러운 교실을 어떻게 해야할까 출근길에 계속 고민을 했었는데 이렇게 깨끗한 교실을 보니 놀랍기만 하다.

어떻게 된건지 영문도 모른채 새학생들을 맞을 준비를 하고 정신없는 하루를 보냈는데..

 

방과후에 들어보니 교장선생님이 지나가다 교실을 보고 대노를 하셔서 교장선생님, 부장선생님이 밤늦게까지 직접 반을 다 치우셨다고 한다.

'아무리 짜쯩나더라도 밤늦게 남아서 정리해줄 껄 그랬나.. '

후회가 계속 들었지만 나중에 교장선생님과 부장선생님과 이야기를 해보니

"너 잘못은 하나도 없고 교실을 제대로 안비운 선생님이 잘못한거니까 신경쓰지마! 본인은 깨끗하게 비워진 교실에 쏙 들어가서 자기 반 세팅하고 자기 쓰던 교실은 엉망으로 해놓은건 이기적인 거지!"

라고 해서 그나마 마음은 한결 가벼워졌다.

물론 그 해당 선생님은 교장 선생님과 부장선생님께 크게 혼이 났다고 전해들었다..

 

이런 저런 일들로 쉽지 않은 시작을 했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그나마 무사히 첫 이틀을 마치고 나니 맥이 빠진다. 1년내내 감기에 안 걸렸었는데 딱 이틀하고 나서 바로 몸살감기가 와서 주말 내내 누워 지낸 걸 보니 스트레스를 생각보다 더 많이 받았었나 보다.

(이틀동안 나의 힘이 되어준 맥주!)

 

나머지 4일을 무사히 보내고 즐거운 방학을 맞이 할 수 있길 빌어본다 ㅠ

 

 

Posted by Miss Clumsy
2017.12.17 14:00

이사를 간 새로운 집 주방 찬장은 수납공간이 엄청 많은 장점이 있지만 제일 윗칸은 손이 닿지 않는다.

그래서 주방에서 쓸 수 있는 조그만 사다리를 사러 고집군이 제일 좋아하는 버닝스(호주의 대형 철물점)로 출발했다.

 

 

갈 때만해도 금방 사고 올꺼라 생각했는데 웬걸..

스마트 컨슈머인 고집군. 신중해도 너무 신중하다.

먼저 가격, 크기와 디자인을 확인하고.

얼마나 안정적인지 올라가도 보고.

선반에 진열되어 있는 모든 제품을 다 테스트해봤지만 통과된 사다리는 0이다.

위험하다. 이러다가 사다리 하나 사려다가 1시간 이상을 허비할 수가 있기에.. 비상상태 돌입!

설득에 나선 나.

"고집군! 여기서 싼 거 사서 대충 쓰다가 필요하면 더 좋은거 사던지 하면 되지~"

.....

대답이 없다.

그 침묵의 의미는. '내 마음에 드는 것을 꼭 찾고야 말겠다!'라는 다짐을 했다는 것인데..

 

직접 나무목재를 사서 사다리를 만들꺼라는걸 시간없음을 핑계로 겨우 말리고 나서도 몇백평이 되는 버닝스를 세네번 돌았다. 

돌다보니 결국 구석에 진열되어 있는 사다리를 발견했다

"이거 가격도 괜찮고 안전해 보이는데?"

오오오!! 그렇다고오? 이 기회를 놓치면 다시 30분 연장이니!! 자 이 기회를 놓치면 안되다!

이 사다리는 구석에 있는 거라 다 포장이 되어 있어서 직접 펼쳐볼 수 없었는데 이걸 꼭 사겠다는 마음으로 포장을 뜯고 직접 펼쳐서 올라가보니 고집군이 고개를 끄덕한다.

"그나마 지금 본 것중에 제일 낫네 가격도 싸고. 이걸로 사자!"

+0+ 넵!!

혹시라도 마음이 바뀌는 큰일나니 곧바로 달려가 계산을 했는데 다행히 별말이 없는 고집군.  

집으로 가는 길에 고집군의 당당한 뒷모습을 보라.

차에 타서 폰을 확인해보니 1시간하고 1분이 걸렸다..

'여보.. 다음부터는 뭐 사러 올때 따로 가자 우리.. '

(물론! 마음 속으로만 중얼거렸다.. 괜히 삐치면 더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에..)

 

Posted by Miss Clumsy
2017.12.01 20:06

요 몇주간 학교 내 스텝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내년 학급 구성이였다.

교장 선생님이 텀 4 8주차에 내년 학급 구성이 발표될 것이라 공언했었던 지라 이번 주 내내 학교가 들썩 거렸었다.

하지만 이렇다 저렇다 소문만 무성할 뿐 공식적인 발표가 없었기에 스텝들의 궁금증은 증폭될 뿐이였다.

그렇게 아무런 소식없이 시간은 흘러 금요일이 되었다. 

'이번주내로는 발표가 안 나려나 보다'라고 단념하고 있었는데.. 

수업이 끝나고 3시정각이 되자 개구장이 같은 우리 교장 선생님 제프의 목소리가 교내 방송을 통해 나온다.

"방금 학급 구성이 발표되었으니 이메일을 확인해봐요~~~"

방송이 나오자마자 우리반 선생님 트레이시는 번개와 같은 속도로 이메일을 열어서 파일을 다운 받아서 확인에 들어갔는데.

트레이시는 본인이 원하는 보조교사 애나와 함께 계속 Foundation (프렙, 0학년)에 남을 예정이고 난 Lower primary(저학년부)에서 아이들을 가르칠 예정이다.

6명의 아이들 중에 4명은 내가 Foundation에서 일하며 올해 봐왔던 아이들이라 아이들을 파악하는데 조금은 수월하게 시작을 할 수 있을 듯하다. 거기다 나와 함께 짝을 맞추어 일하게 된 보조교사선생님 마니는 학교에서 소문난 능력자라 그나마 내가 마음이 조금 놓이기도 하지만 유일한 비영어권자 교사인 내가 넘어야 할 산은 끝도 없이 많을 듯하다..

이미 주사위는 던져졌으니 내가 할 수 있는 건 최선을 다하는 것 뿐인듯하다.

우선.. 지금부터 영어공부를 시작해야하나...

 

Posted by Miss Clums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