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01.15 14:30

얼마전 우리는 방이 1개인 집에서 드디어 탈출하여 방이 2개가 있는 집으로 이사를 했다.

 

[나와 고집군] - 이사를 가다.

 

이전집에서는 거실 한켠에 조그만 책상과 수납장을 놔두고 사용을 했었는데 아무래도 내 공간이라는 느낌이 없었다. 변변한 서랍장도 없었고 책상도 작아서 한켠에 물건들을 쌓아놓고 컴퓨터쓸때나 잠깐 앉아있는 용도였다. 그런데 새 집에서는 두번째방을 오피스로 쓰기로 하면서 내 책상도 제대로 놓기로 했다.

 

 

 

 

 

 

사실 고집군이 두번째방을 오피스로 쓸꺼라고 이야기를 꺼냈을 때 난 기존 책상과 수납장을 구석에 놓고 아이키아(이케아)에서 서랍장이나 하나 사서 놔야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고집군은 제대로 된 오피스 공간을 만들려고 계획을 하고 있었던 터라 내가 쓰던 조그만 책상은 제대로 공간 활용이 안된다며 이사하면서 버려버렸다.

 

그리고 이사를 하고 한달쯤 지났을까. 짐을 어느정도 정리하고 이제서야 사람 사는 집 같다는 생각이 들때쯤 고집군이 날 부른다.

 

"이리와봐~~ 이 3개 도면 중에 어느것이 제일 나은거 같애?"

 

"도면?!"

 

그리고 컴퓨터 화면을 봤더니 역시 철두철미한 고집군답게 손으로 대충 그린 그림이 아닌 그래픽 프로그램을 이용해 만든 치수까지 정확한 방 가구 배치 도면을 보여준다.

 

"여기 이름이 들어가 있는건 우리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가구들이고 나머진 다 사야해서 내일 아이키아(이케아)갈꺼니까 오늘 정해야 해! 도면 왼쪽편에 있는 책상이 너가 쓸 공간이 될꺼야. 아무래도 내 물건이 많으니까 내가 공간을 좀 더 쓸꺼 같은데 괜찮지? 1번 2번 3번 중에 뭐가 제일 나아?"

 

 

 

1번

 

 

 

 

2번

 

 

3번

 

 

"방에 들어갈 가구 배치보려고 도면까지 그린거야? 0_0" 

 

라고 내가 감탄을 하니 고집군은 너와 다르게 본인은 계획적인 삶을 산다며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가장 마음에 드는 도면은 3번!"

 

그러자 고집군이 얼른 이케아 홈페이지를 켠다.

 

"그럼 이거랑 이거랑 이거 사면되겠다. 또 필요한거 없지?"

 

"으응? 내일 가서 보고 마음에 드는거 있음 사고 이런 옵션은 없는거지?" 

 

"뭘 사려고? 딱히 사고 싶은거 없음 굳이 시간 낭비할꺼없잖아~지금 인터넷보고 마음에 드는거 있음 말해~" 

 

소심한 반항을 해봤지만 사실 나도 딱히 사고 싶었던 건 없었던지라 별 말없이 고집군의 계획을 따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다음날.. 우린 이케아에서 30분만에 천불가까이 되는 가구 쇼핑을 뚝딱 끝냈다.

 

 

 

 

 

 

고집군이 조립할 가구들이 많으니까 너가 쓸 서랍장은 스스로 조립해보라고 했을 때 난 내심 신이 났었다. 나도 가구 조립이나 정보화 기기 고치기를 잘하는 편이라 학교 동료들에게 칭찬을 많이 들었었는데 워낙에 재주좋은 고집군과 살다보니 집에서는 할 기회가 없었다.

 

그래서 열심히 조립을 했는데..

 

실수로 서랍 바닥하나를 뒤집어서 조립해버렸다.

 

 

 

또 고집군이 보게 되면 폭풍잔소리를 할터이니 조용히 넘어가려했는데 매의 눈을 가지신 우리 남편님 그냥 넘어갈일이 없다.

 

"이렇게 바닥이 다른 것도 은근 보기 좋지 않아?" 라고 능청을 떨어봤지만 들은척도 하지않고 단번에 고쳐버린다.

 

 

 

그리고 나머지 가구를 조립하여 완성된 내 작업 공간!

(고집군의 작업 공간은 장비와 기계가 많은 탓에 아직 정리중..)

 

 

 

가끔 고집군의 꼼꼼함과 계획적인 점이 힘들어 툴툴거릴 때도 있지만 고집군 덕에 우리 가정이 더 잘 돌아간다는 생각이 들때가 꽤 있다. 이번에도 난 생각치도 못했던 제대로 된 작업 공간이 최소한의 경비로 뚝딱 생겼으니 말이다. 우리 남편 오늘은 세계 최고!! (내,내일은 최고가 될 수 있을지 장담 못하겠지만..)

 

 

Posted by Miss Clumsy